|
5월 관광수입은 25억7720만달러로 관광지출 23억5670만달러를 웃돌았다. 방한 외국인 1인당 지출액도 1324달러로 우리 국민의 해외 지출액 1007달러보다 많았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수치가 외부 환경이 가져온 반사이익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K컬처의 후광효과와 고환율, 중일 외교 갈등 등 외부 환경이 만들어낸 반사이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에게 한국 여행의 매력을 높이는 반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정학적 긴장, 국가별 외교 관계 변화도 여행 수요의 방향을 바꾸는 변수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정치·외교적 상황으로 특정 국가에 대한 여행 심리가 흔들릴 경우 상대적으로 한국을 선택하는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최대’라는 기록이 관광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소리다.
외부 환경이라는 순풍을 걷어내고 보면 국내 관광 산업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획일적인 콘텐츠는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K컬처에 매료돼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비싼 가격과 불친절한 서비스를 경험한다면 실망은 한 사람의 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유된 경험은 곧 한국 여행의 이미지가 된다.
K팝 스타를 보기 위해, 드라마 속 장소를 찾아, 한국 음식을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는데 정작 현장에서 마주한 것이 바가지요금과 획일적인 관광상품이라면 K컬처가 쌓아 올린 국가 브랜드의 힘도 오래 버티기 어렵다.
내국인 관광객의 외면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국내 여행을 계획하다가 비싼 숙박비와 식비를 보고 “이 돈이면 해외에 가겠다”는 말이 나오는 구조에서는 내실 있는 관광을 기대할 수 없다. 자국민이 만족하지 못하는 관광 환경을 외국인에게만 매력적인 관광지라고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단속과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관광산업의 체질을 개선할수 없다. 여행업계 스스로 가격과 서비스라는 기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투명한 가격 표시와 합리적인 정찰제,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는 일관된 서비스가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다.관광 콘텐츠도 달라져야 한다.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이미 알려진 관광지에 수요가 몰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방 소도시마다 가진 음식과 자연, 역사와 문화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이미 충분한 관광 자산을 갖고 있다. K팝과 K드라마는 세계인을 불러들이고, K푸드와 K뷰티는 관광을 소비로 연결할 가능성이 크다. 궁궐과 문화유산, 자연과 미식, 지역마다 다른 문화와 이야기도 있다. 문제는 흩어진 자산을 얼마나 매력적인 경험으로 엮어내느냐다.
관광산업의 진짜 경쟁력은 ‘어쩌다 한 번 오게 만드는 힘’이 아니라 ‘다시 한국에 오고 싶게 만드는 힘’이다. K컬처가 불러모은 세계인의 관심을 단순한 숫자 자랑으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역대 최대’라는 숫자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내실있는 관광 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