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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 K컬처가 부른 관광객, 또 오게 만들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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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희나 기자I 2026.08.10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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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수지 3개월째 연속 흑자
'외부 훈풍' 걷히면 과제 산적
바가지요금 확실히 근절하고
관광 콘텐츠 다양화 서둘러야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고환율·고물가로 해외여행에 부담을 느낀 내국인과 K컬처 열풍을 타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맞물리며 한국 관광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K컬처에서 시작된 관심은 K푸드와 K뷰티로 번지고, 관광수지는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이 같은 수치가 관광 경쟁력의 회복을 의미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고환율과 국제 정세, 주변국의 여행 수요 변화가 만들어낸 일시적인 반사이익일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실제로 장기간 적자를 이어가던 관광수지에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0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7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던 월간 관광수지는 올해 3월 2억6380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4월과 5월에도 흑자를 이어가며 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5월 관광수입은 25억7720만달러로 관광지출 23억5670만달러를 웃돌았다. 방한 외국인 1인당 지출액도 1324달러로 우리 국민의 해외 지출액 1007달러보다 많았다.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역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같은 수치가 외부 환경이 가져온 반사이익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K컬처의 후광효과와 고환율, 중일 외교 갈등 등 외부 환경이 만들어낸 반사이익일 수 있다는 것이다. 원화 약세는 외국인에게 한국 여행의 매력을 높이는 반면,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에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정학적 긴장, 국가별 외교 관계 변화도 여행 수요의 방향을 바꾸는 변수다.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정치·외교적 상황으로 특정 국가에 대한 여행 심리가 흔들릴 경우 상대적으로 한국을 선택하는 관광객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최대’라는 기록이 관광 경쟁력을 회복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소리다.

외부 환경이라는 순풍을 걷어내고 보면 국내 관광 산업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특히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획일적인 콘텐츠는 치명적인 걸림돌이다. K컬처에 매료돼 한국을 찾은 외국인이 비싼 가격과 불친절한 서비스를 경험한다면 실망은 한 사람의 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유된 경험은 곧 한국 여행의 이미지가 된다.

K팝 스타를 보기 위해, 드라마 속 장소를 찾아, 한국 음식을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는데 정작 현장에서 마주한 것이 바가지요금과 획일적인 관광상품이라면 K컬처가 쌓아 올린 국가 브랜드의 힘도 오래 버티기 어렵다.

내국인 관광객의 외면도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국내 여행을 계획하다가 비싼 숙박비와 식비를 보고 “이 돈이면 해외에 가겠다”는 말이 나오는 구조에서는 내실 있는 관광을 기대할 수 없다. 자국민이 만족하지 못하는 관광 환경을 외국인에게만 매력적인 관광지라고 설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해 단속과 점검을 강화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관광산업의 체질을 개선할수 없다. 여행업계 스스로 가격과 서비스라는 기본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투명한 가격 표시와 합리적인 정찰제,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는 일관된 서비스가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다.관광 콘텐츠도 달라져야 한다. 서울과 부산, 제주 등 이미 알려진 관광지에 수요가 몰리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방 소도시마다 가진 음식과 자연, 역사와 문화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이미 충분한 관광 자산을 갖고 있다. K팝과 K드라마는 세계인을 불러들이고, K푸드와 K뷰티는 관광을 소비로 연결할 가능성이 크다. 궁궐과 문화유산, 자연과 미식, 지역마다 다른 문화와 이야기도 있다. 문제는 흩어진 자산을 얼마나 매력적인 경험으로 엮어내느냐다.

관광산업의 진짜 경쟁력은 ‘어쩌다 한 번 오게 만드는 힘’이 아니라 ‘다시 한국에 오고 싶게 만드는 힘’이다. K컬처가 불러모은 세계인의 관심을 단순한 숫자 자랑으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역대 최대’라는 숫자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내실있는 관광 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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