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협'에 멕시코 페소·캐나다 달러 요동

양지윤 기자I 2025.01.31 07:39:32

달러화 대비 1%대 급락
캐나다 달러, 올해 초 2020년 이후 최저치
멕시코 페소화, 이머징 마켓서 가장 큰 타격
중국도, 역외 위안화 댈러 대비 0.4%↓

[이데일리 양지윤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월 1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차 발표한 뒤 두 국가의 통화가치가 미국 달러화 대비 급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멕시코-캐나다에 내달 1일부터 관세 25%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사진=로이터)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오벌오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유입, 펜타닐 유입, 막대한 무역적자를 이유로 관세 부과를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취임식 당일이었던 지난 20일 이같은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실행에 옮기겠다고 다시 한 번 대못을 박은 셈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멕시코 페소는 달러화 대비 1.1%, 캐나다 달러는 1.2%까지 급락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초반 손실을 만회하고 0.2% 상승했다.

네이선 투프트 매니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달러의 강세 지속이 가장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투자자들은 불확실하지만 지속적인 관세 인상 위협에 계속해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캐나다 달러는 작년 4분기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가 약 6% 하락했으며, 올해 초 2020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25%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캐나다 달라 가치가 20년 만에 최저치까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캐나다 중앙은행이 계획보다 더 금리를 낮추도록 압박받고, 경제가 깊은 침체에 빠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월가의 일부 전략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조치와 캐나다의 대응 조치의 여파로 2002년 기록한 사상 최저치에 근접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멕시코 자산은 이머징 마켓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올해 1월에는 페소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지난해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예상하는 트레이더와 현지의 정치적인 잡음으로 인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 대비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프란시스코 캄포스 도이체방크의 이코노미스트 는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로 페소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0%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산 운용사들도 멕시코의 달러 채권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으며,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의 주식도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달 1일 관세 부과가 예상되는 중국 역시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다. 중국 역내 시장이 휴일로 휴장한 가운데 역외 위안화는 달러 대비 0.4% 하락하며 한 달여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석유에 대한 관세에 대해서는 아직 관세 부과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 밤 결정될 것”이라며 캐나다 석유에 대한 관세 부과는 석유 가격에 달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그들이 가진 제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우리는 필요한 모든 석유를 가지고 있다. 필요한 모든 나무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 이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73달러를 넘어섰다. 캐나다 달러는 미국 달러 대비 크게 급락했다.

전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승하면서 금값도 크게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가장 활발하게 거래되는 4월 금 선물 계약은 이날 장중 트로이 온스당 2853.2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 마감 기록은 트로이 온스당 2845.20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7% 상승했다. 직전 최고기록은 지난해 10월 2800.80달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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