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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날 구로다 전 총재는 미국 뉴욕에서 재팬소사이어티 주최 강연에서 ‘일본 경제의 전망과 통화정책의 정상화’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구로다 전 총재는 역사적인 엔저가 기업 실적을 평소보다 끌어올리고 있는 반면 실물경제의 강세를 감안하면 주식시장의 활황은 거품경제 시기(버블기)와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70~80년대 엔저 국면과 현재 산업 구조의 차이를 근거로 제시했다. 과거 엔저 국면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달러화 가격을 조정해 수출을 늘렸지만, 기업들의 해외 진출 확대에 따라 엔저가 진행되어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수출이 거의 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저 진행으로 기업의 환산 수익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어느 경우든 엔화 약세는 수출기업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도 현재 엔화 가치 하락으로 기업 이익이 과장됐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면서 “엔저 현상은 일시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행 총재 재임 시절(2013년 3월~2023년 4월)의 통화정책을 회고하며 2013년 4월부터 시작한 양적완화에 대해 “초기 결과는 매우 좋았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그 후 유가가 급락하면서 인플레이션율이 부진했다.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도 약해져 마이너스 금리, 수익률 곡선 제어(장단기 금리 조작) 등 비전통적인 정책을 동원해도 2% 물가 목표를 달성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일본은행이 지난 3월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선 데 대해 “경제가 매우 호조세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3%에 달하며, 임금이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통화정책 정상화가 신중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로다 전 총재는 2013년 1월 일본은행과 정부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설정한 공동성명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일본은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결정은 전임 시라카와 가타카타 아키라 전 총재 시절에 이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