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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은 지난달 27일 보고서를 통해 SK바이오팜의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16만원으로 상향했다. 지난달 26일 종가 9만1600원과 비교하면 상승여력은 74.7%다. 목표주가 상향의 핵심은 오파칼림의 신약가치를 9847억원으로 새롭게 반영한 데 있다.
SK바이오팜은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오파칼림뿐 아니라 후속 Kv7 화합물과 Kv7 발굴 플랫폼에 대한 전 세계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를 확보했다. 총 계약 규모는 7억9500만달러로, 이 가운데 선급금만 4억달러에 달한다. 선급금 비중이 50.3%로 후기 CNS(중추신경계) 신약 거래 가운데서도 높은 편이다.
메리츠증권이 주목한 것은 오파칼림 자체보다 이를 활용할 SK바이오팜의 사업구조다.
김준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거래의 핵심은 단순한 파이프라인 추가보다 엑스코프리에 집중된 미국 사업구조를 뇌전증 프랜차이즈로 확장하는 데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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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엑스코프리 미국 매출은 2244억원으로 전사 매출의 90.7%를 차지했다. 현재로서는 사실상 엑스코프리 하나가 미국 사업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오파칼림이 상업화될 경우 기존 엑스코프리 영업조직과 뇌전증 전문의 처방 네트워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메리츠증권은 이를 단순히 2032년 이후 엑스코프리 특허 만료에 대비하는 전략으로 보기보다 엑스코프리의 현금창출 기간을 연장하면서 2029년 이후 두 번째 미국 직판 신약을 추가하는 구조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기존 뇌전증 전문 영업·유통 인프라를 공동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파칼림의 전략적 가치는 SK바이오팜에서 더 높아질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파칼림의 진짜 승부는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임상 3상 ‘RISE3’ 결과다. 오파칼림은 신경세포의 Kv7.2/7.3 채널을 활성화해 과도한 신경 흥분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경쟁약물 아제투칼너(Azetukalner)가 이미 임상 3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면서 Kv7 기전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낮아졌다. 이에 따라 오파칼림의 경쟁력은 단순히 발작 억제 효과를 얼마나 높이느냐보다 경쟁약과 비슷한 효능을 유지하면서 어지럼증·피로 등 CNS 부작용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에서 갈릴 전망이다.
김 연구원은 “오파칼림의 핵심은 아제투칼너에 근접한 발작 억제 효과를 유지하면서 CNS 부작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가에 있다”며 “결국 효능과 내약성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실제 아제투칼너 25㎎ 투여군에서는 어지럼증 31.5%, 보행장애 9.7%, 혼돈 상태 10.5%, 부작용에 따른 투약 중단률 14.5%가 관찰됐다. 반면 오파칼림 75㎎ 오픈라벨 연장시험(OLE)에서는 어지럼증 5.0%, 피로 4.1%, 낙상 4.6%가 보고됐다. 다만 오파칼림 데이터는 무작위대조시험(RCT)이 아닌 OLE 결과여서 현 단계에서 직접적인 우월성을 단정할 수 없다. 결국 RISE3에서 경쟁약과 유사한 효능과 더 나은 내약성을 동시에 입증하는지가 관건이다. 메리츠증권은 이른바 ‘치료계수(Therapeutic Index)’가 오파칼림의 상업적 경쟁력을 가를 핵심 요소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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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메리츠증권은 이를 반드시 부정적인 임상 신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바이오헤이븐은 지난해 R&D 비용으로 6억3500만달러를 지출했고 영업활동 현금유출은 6억900만달러에 달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억3500만달러의 영업활동 현금이 빠져나가는 등 자금 부담이 상당했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헤이븐의 거래 배경에 대해 임상 성공·실패 위험과 상업화 투자 부담을 SK바이오팜에 이전하는 대신 마일스톤과 장기 로열티를 확보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했다. 실제 바이오헤이븐은 총 4억달러의 현금을 확보하고 최대 1억5000만달러의 개발·허가 마일스톤과 향후 매출에 따른 로열티 권리도 유지한다.
결국 SK바이오팜의 4억달러 베팅에 대한 평가는 RISE3가 결정할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은 현재 임상 성공확률 46%를 적용해 오파칼림의 미국 신약가치를 9847억원으로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가치 변화의 핵심 변수는 RISE3”라며 아제투칼너에 근접한 효능과 차별화된 CNS 내약성이 확인될 경우 임상 성공확률과 시장점유율을 동시에 높여 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대로 RISE3에서 내약성의 뚜렷한 차별화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4억달러에 달하는 높은 선급금 부담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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