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을 앞세워 해외 시장을 빠르게 넓힌 삼양식품은 이제 단순한 라면 수출기업을 넘어 대표적인 K푸드 수출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해외 매출이 급증하고 글로벌 생산·유통망 구축과 현지 투자까지 확대하면서 기업의 경영 무대 자체가 세계로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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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게 지난 1월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다. 당시 부회장이던 김 회장은 삼양식품이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했지만 27개국에서 분쟁을 겪고 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해외 상표권 침해 문제를 직접 꺼냈다.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유사상표와 모방제품이 뒤따르는 만큼 개별 기업을 넘어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이었다. 이후 지난 6월 국문 ‘불닭’과 영문 ‘Buldak’의 상표 등록이 결정됐는데, 이는 2008년 특허법원이 ‘불닭’을 일반 명사로 판단한 이후 18년 만의 일이다.
김 회장의 문제 제기가 국내 상표 등록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번 사례는 브랜드를 키우는 것만큼 그 브랜드를 지키는 것도 최고경영자(CEO)의 또 다른 경영 영역이라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김 회장의 행보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기업의 문제를 회사 안에만 가둬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외 상표권처럼 개별 기업의 힘만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라면 정부에 적극적으로 알리고 해법을 찾는다.
삼양식품의 매출은 글로벌 사업 확대가 본격화된 2020년 6485억원에서 지난해 2조3517억원까지 늘었다. 5년 만에 회사 규모가 4배 이상 커진 것이다. 불닭이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면서 회사가 풀어야 할 문제도 달라졌다. 이제 경쟁 상대는 국내 식품기업에 그치지 않고, 관세와 통상정책, 현지 규제와 지식재산권, 공급망까지 경영의 변수가 됐다. 제품을 잘 만들고 해외에서 잘 파는 것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다. 회사의 성장과 함께 김 회장이 기업 밖으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불닭으로 시작된 삼양식품의 글로벌화는 이제 한 기업의 성공을 넘어 K푸드 산업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 김 회장에게 필요한 역할 역시 불닭의 다음 히트상품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생산과 투자, 수출과 통상까지 아우르며 삼양식품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역시 그의 몫이 됐다.
이는 김 회장만의 숙제도 아니다. K푸드의 무대가 세계로 넓어진 만큼 국내 식품기업 수장들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수출이 늘수록 통상장벽과 현지 규제, 상표권 침해와 공급망 같은 문제는 더 자주 경영의 변수가 된다. K푸드 브랜드를 어떻게 지킬지, 다음 시장은 어디에서 열릴지, 다음에 부딪힐 장벽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것 또한 이들을 이끄는 수장들의 몫이다. 불닭 다음에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히트상품 이전에 K푸드의 다음 길을 먼저 보는 리더십인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