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딥시크는 지난 20일,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R1’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챗GPT가 작년 9월 출시한 추론AI모델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딥시크는 미국 AI업체들이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인 600만 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단 두 달 만에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딥시크가 개발 경과를 설명한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챗GPT와 비슷한 성능의 ‘딥시크-V3’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에 그친다. 엔비디아의 저사양 ‘H800 GPU’를 시간당 2달러에 2개월 동안 빌린 비용으로 계산됐다. H800은 미국의 고성능 칩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가 H100 사양을 낮춰 출시한 칩이다.
벤처 투자가 마크 앤드리센은 소셜미디어 X에 “딥시크 R1은 내가 본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면서 “AI의 스푸트니크 모먼트”라고 평했다. 스푸트니크는 1957년 당시 소련(러시아)이 미국에 앞서 인류 최초로 발사한 인공위성으로, 당시 미국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던 바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는 딥시크의 가성비 좋은 AI모델 출현으로 강세장을 이끈 기술주들의 가치가 정당화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게 작용했다. 구글, 아마존 등 이른바 하이퍼스케일러는 AI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하며 고가의 엔비디아칩을 대거 사들이고 있는데, 더는 필요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화된 것이다. 엔비디아 주가가 17% 가량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무려 5890억달러(847조원)가 증발했다. 삼성전자 시총의 두배 이상에 달하는 역사상 사상 최대 규모의 시총이 하루 만에 사라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