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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5·18묘지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나 “저를 낳고 키워준 광주·전남에 제가 진 빚을 아직 갚지 못한 것이 많다. 제게 힘이 남아 있다면 모든 것을 쏟아서라도 그 빚을 다 갚고 떠나겠다는 다짐을 다시 했다”면서 “단지 저희 동지들과 약간 상의할 문제가 있다. 제 짐작으로는 이번 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고 사실상 탈당 시점을 밝혔다.
그러면서 합류 세력에 대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나라를 망가뜨리고 있는 양당 독점의 정치 구도를 깨고, 국민께 새로운 희망의 선택지를 드리는 일에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협력해야 한다”면서 “차츰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엔 “지금은 그런 (연대) 논의를 먼저 꺼낼 단계는 아니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일 경기 고양시 행주산성에서 지지자들과 신년인사회를 열고 국민 앞에 신당 창당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지난 2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 일정 후 이재명 대표의 피습 소식을 접하자, 곧장 유감과 쾌유의 뜻을 밝히며 외부 일정을 잠시 중단했다. 그러다가 지난 6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 행사에 참석하며 나흘 만에 외부 일정을 재개했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이 본격화하면서 민주당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따르고 있다. 병상 중인 이재명 대표는 전날(6일) 김대중 기념식 축사 대독을 통해 당과 야권의 단합을 거듭 역설했고, 그 자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까지 ‘야권 통합’을 강조하며 힘을 보태고 나섰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6일) 문 전 대통령은 야권 통합을 통한 선거 승리가 김대중 뜻이라고 했다”며 “지금 시점에서 야권 분열이란 것은 김대중 정신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민주당 정신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본다”고 이 전 대표를 직격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저와 함께하는 동지들은 민주당을 떠난 사람을 포함해 양당 모두 싫다는 분들에게 선택지를 드림으로써 정치 과정에 함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무너진 것을 다시 세우고 좁아진 것을 넓히는 것, 그것이 바로 야권의 재건과 확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은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공개 연설에서 후대에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당부했다”며 “지금의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악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