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칭더 대만 부총통 美뉴욕 도착…中 "분리주의 말썽꾼" 비난

김겨레 기자I 2023.08.13 14:43:08

총통 후보 라이칭더, 파라과이 방문길에 뉴욕 경유
美해리스 부통령·매카시 하원의장 만날 가능성
中 "美, 분리주의 세력 지원 중단하라" 반발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이 12일(현지시간) 파라과이 방문에 앞서 미국 뉴욕에 도착했다.

라이칭더 대만 부총통. (사진=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대만발 중화항공 여객기를 통해 이날 오후 8시 15분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JFK)에 도착했다. 라이 부총통은 소셜미디어 X(트위터)를 통해 “자유·민주주의·기회의 상징인 ‘빅 애플’(뉴욕시의 별명)에 도착해 행복하다”며 “뉴욕에서 친구들을 만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라이 부총통은 대만의 유일한 남미 수교국인 파라과이의 산티아고 페냐 팔라시오스 신임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6박 7일 일정으로 파라과이 방문길에 올랐다. 라이 부총통은 파라과이 도착 전인 이날 뉴욕을, 오는 16일 대만으로 돌아오는 길에 샌프란시스코를 경유할 예정이다.

라이 부총통은 뉴욕에서 대만 교민들을 대상으로 연설을 할 예정이다. 다만 미국에서 누구를 만날지 등 구체적인 미국 내 일정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또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라이 부총통과 만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나 미국 측도 라이 부총통의 미국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과 고위급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라이 부총통의 방미가 주목받지 않길 원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경유하는 것은 이번이 11번째로 이례적인 일은 아니지만, 라이 부총통이 현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후보 내년 총통 선거에 나서는 후보라는 점에서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양안관계에 강경한 입장을 가진 라이 부총통이 미국에 들러 미 정치인을 만나는 모습이 내년 총통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을 경계하고 있다. 중국은 라이 후보가 차이잉원 총통보다 더 강경한 독립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3일 라이 부총통이 뉴욕에 도착한 직후 성명을 내고 “라이칭더는 대만 분리 독립을 고집스럽게 고수하는 말썽꾼”라며 “미국은 분리주의 세력의 활동을 묵인하고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사태의 진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으며 국가 주권과 영토 보전을 수호하기 위해 단호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로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해협에서 무력 시위를 벌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은 지난 4월에도 차이 총통이 중미를 방문하면서 경유지인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매카시 하원의장 등을 만나자 사흘간 대만을 사방으로 포위하는 형태의 고강도 훈련을 벌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