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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민유성 행장이 터키행 포기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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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정 기자I 2009.10.05 10:21:58

노조와 2박3일 임금삭감 밤샘 협상
산은 임직원 비상소집..추석 연휴 포기

[이데일리 하수정기자]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터키행 비행기 티켓을 포기했다. 게다가 추석연휴 사흘 밤을 뜬 눈으로 지샜다.

노조와의 임금 삭감 협상을 매듭지어야했기 때문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민 행장은 오는 6일과 7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당초 민 행장(사진)은 다른 은행장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주말 출국해 IMF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

출장을 포기한 민 행장은 가족과 함께 추석 연휴를 보내기는 커녕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내내 은행에 출근해 노조와 2박 3일간 밤샘 협상을 벌였다.

민 행장 뿐 아니라 산업은행 노조와 임직원들도 상당수가 이번 추석 연휴에 고향가기를 포기했다.

연휴 첫 날인 지난 2일 김영기 수석부행장이 부부장급 3급 이상 임직원들을 비상소집해 임금 삭감안에 대해 이해를 구했고, 김명수 노조위원장도 직원들을 대신한 대의원들와 운영위원들을 불러 논의를 거듭했다.

갑작스런 비상소집으로 "고향으로 내려갔다가 급하게 올라오거나 귀성길 도중 차를 돌린 임직원들이 부지기수"라고 산업은행 직원은 전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적자가 난 것도 아니고 금융위기도 진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원들을 설득할 명분이 없는 임금삭감안에 대해 노조가 쉽게 찬성하지 못했다"면서 "노사 모두 2박3일 추석연휴동안 쉬지도 못하고 밤을 새면서 진통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사실 추석연휴 전인 지난 1일 오전부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기업은행(024110) 등 3대 국책은행 노사가 임금 5% 삭감안에 동의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청와대에서 직접 관심을 갖고 있는 이 사안에 대해 추석 전에 타결을 보라는 정부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국책은행 노조가 최종 동의하기도 전에 이런 말들이 나온 것은 청와대의 의지가 상당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느냐"며 "정부에서 일괄적으로 임금 삭감안을 강요해 직원들의 사기를 꺾으면서 어떻게 금융산업 선진화를 이루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산업은행 노사는 지난 4일 새벽 5시 직원 임금을 5% 삭감하고 연차휴가의 25%를 의무 사용하기로 하는 임금협상안에 합의했지만 이날 아침 만난 임직원들의 표정에는 피로감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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