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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AI 에이전트 시대의 경쟁 이슈와 한국의 정책적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 AI 확산에 따라 기술적 결합(번들링)과 수직 결합, 차별적 접근, 자사우대 등이 새로운 경쟁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이용자가 평소 쓰던 검색 플랫폼에서 자사 AI가 기본으로 제공되면 굳이 다른 AI 서비스를 찾아 나설 유인이 줄어든다. 이에 플랫폼은 기존 이용자를 기반으로 AI 시장에서도 빠르게 영향력을 키울 수 있고, 경쟁 AI 사업자는 고객을 확보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AI가 검색부터 쇼핑·광고·결제까지 한꺼번에 처리하게 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보고서는 ‘검색→AI 분석→추천·광고→결제’ 전 과정이 하나의 생태계 안에 통합되면서 기존 검색 시장에서 확보한 지배력이 쇼핑이나 광고 등 인접 시장으로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사우대’도 위법 여부를 식별하기가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 자사우대는 플랫폼 사업자가 검색 결과나 노출 순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경쟁 사업자보다 유리하게 취급하는 행위를 말한다.
기존 검색에서는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를 검색 결과 상단에 배치하는 등 혐의점이 비교적 쉽게 눈에 드러났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데이터·모델·알고리즘 등 여러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 몇 개의 추천이나 하나의 답변만 내놓는다. 어느 과정에서 경쟁사의 정보가 빠지고 자사 서비스가 우대됐는지 이용자는 물론 경쟁당국조차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일명 ‘AI 블랙박스’다.
이 같은 문제는 글로벌 경쟁정책 논의에서도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포담 경쟁·반독점 회의를 언급하며 AI 관련 경쟁법 문제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AI와 다른 플랫폼 사업 간의 지배력 전이 문제는 경쟁당국에서 아주 유의해서 들여다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기존 플랫폼 사업자가 폭넓은 이용자 기반을 이용해 자사 AI 서비스를 사실상 이용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시장 모니터링과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위는 AI 경쟁정책을 이미 구체화하고 나섰다. 챗GPT 등 AI 서비스 시장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쟁·소비자 이슈와 제도개선 과제를 담은 정책보고서를 연내 내놓을 계획이다. 이어 데이터 활용을 통한 독점력 남용 등 디지털 시장의 법 위반 유형을 구체화하기 위한 공정거래법 하위규정 정비도 추진한다. AI 유료구독 서비스의 다크패턴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다만 AI와 기존 플랫폼의 결합 자체를 규제 대상으로 봐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AI 서비스 결합은 이용자가 여러 서비스를 직접 검색·비교하는 비용을 낮추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등 소비자 편익과 혁신을 촉진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이에 시장점유율만을 기준으로 규율하기보다 이용자가 기본 설정을 바꿀 수 있는지, 다른 AI 서비스로 쉽게 갈아탈 수 있는지 등 실질적인 선택 여건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공정위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협업해 데이터·개인정보·경쟁 문제를 포괄하는 통합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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