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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은 지난해 9월부터 배임죄 정비 작업을 벌여왔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무분별한 배임죄 수사로 “기업 활동을 하다가 잘못하면 감옥에 간다”라는 취지로 지적한 데다 같은달 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까지 확대되면서 배임죄 관련 소송이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다.
배임죄는 쉽게 말해 회사 임원 등이 자신의 업무상 의무를 어겨 회사 등에 손해를 끼치면 처벌하는 범죄다. 재계는 배임죄의 구성요건이 추상적이고 광범위해 경영실패까지 형사처벌 위험에 노출돼 기업의 정상적인 의사결정까지 위축된다는 불만을 제기해왔다. ‘사업을 열심히 하다가 망하면 감옥에 간다’는 얘기가 니온 배경이다.
이에 따라 여당은 경제형벌합리화TF를 꾸리고 배임죄 개정 작업을 추진해왔지만, 속도가 붙지는 않았다. 포괄적인 배임죄를 폐지하는 대신 문제되는 행위를 유형별로 쪼개 규정하는 작업이 방대한 데다 6·3 지방선거와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TF활동이 사실상 휴면기에 들어가서다.
전문가들은 대체입법의 내용에 따라 배임죄 폐지 성패가 좌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강원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경제인 입장에서 볼 때 배임죄 폐지는 찬성이지만, 대체 입법이 더 중요하다”라며 “경제인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해 위험한 투자에 나섰는데, 배임이라고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대체법안이면 배임죄를 없앤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차원에서 민주당은 배임죄 폐지로 인한 법적 공백을 막기 위해 대체 입법 추진이 집단소송제 확산과 디스커버리제도(증거개시제도) 도입 등 민사책임 강화와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강조해왔다. 현 민사소송 시스템으로는 기업의 경영활동에 대한 책임추궁이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기형 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배임죄를 폐지하면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등에서 배임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대통령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장 대통령 사안에 적용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 백현동 개발 비리 사건 등에서 처벌 범위를 벗어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법치주의 관점에서도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배임죄가 사라지면 법원에서 면소가 선고돼 유무죄 판단 없이 소송이 끝난다. 야당이 배임죄 폐지 목적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지우기라고 의심하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참 나간 얘기로 대체입법 내용을 보고 그때부터 이야기를 해야한다”면서 “당 내부에서는 아직 논의가 없다”고 했다.
이 때문에 배임죄를 존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하태영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배임죄 폐지는 너무 많은 부작용이 예상되기에 안 된다”라며 “배임죄 구성 요건 중 행위 주체가 너무 넓은 반면 독일은 법률행위, 행정행위를 통해 부여된 권한을 남용하는 식으로 행위 주체를 줄여뒀다. 법의 제한적 해석을 통해 배임죄 적용 범위를 줄여여 한다”고 했다.
※ 배임죄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업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행위, 형법상 일반·업무상배임죄, 상법상 특별배임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특경법)상 배임죄 가중처벌 조항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