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3월 60달러 중반 상승.."향후 오름세 크지 않을 것"

이윤화 기자I 2021.03.28 12:00:00

한은 ''해외경제포커스 논고 : 최근 해외경제 동향''
"수에즈 운하 사고 소식 단기적 악재에 그칠 것"
내달 1일 열리는 석유수출기구 회의 결과 주목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이달 들어 두바이유, 브렌트유 등 국제유가가 60달러대 중반으로 올랐지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향후 가격 오름세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이집트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은 에버기븐호 앞에서 굴착기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에즈운하관리청 제공)
28일 한국은행의 ‘해외경제포커스 논고 : 최근 해외경제 동향’에 따르면 석유수출기구(OPEC)의 감산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백신 보급 확대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최근 국제유가 가격 상승을 주도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움직임에 오름세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3월 1일~24일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가 64.5달러, 브렌트유가 66달러를 기록해 60달러 중반 수준으로 올랐다. 2월 두바이유와 브렌트유는 각각 60.4달러, 62.3달러로 60달러 초반대였다.

특히 최근 이집트 수에즈 운하 사고로 인해 단기 악재도 겹쳤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 대비 배럴당 4.12% 오른 60.97달러에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브렌트유는 배럴당 4.26% 뛴 64.43달러를 기록했다.

인양작업이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좌초 선박에 막힌 수에즈 운하의 마비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파올라 로드리게즈 마시우 리스태드에너지 부사장은 “수에즈 운하 사태가 원유 공급에 예상보다 더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되살아났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그러나 향후 국제유가는 글로벌 원유 수요가 회복되면서 기조적 오름세는 유지되겠지만, 코로나19 전개 및 백신 보급 상황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특히 유럽내 코로나19의 재확산 가능성, 정부 방역조치에 대한 불신 확산 등은 국제유가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혈전 유발 등 부작용 사례가 보고됨에 따라 독일, 프랑스 등은 접종을 일시 중단했으나 유럽의약청(EMA)의 안전성 공식 발표 이후 접종을 재개하자, 백신에 대한 불신이 있는 가운데 봉쇄조치 및 백신 강제 접종을 반대하는 시위가 독일, 영국 등 유럽 전역에서 발생한 바 있다.

또한 단기적 악재에 그칠 수에즈 운하 소식보다 내달 1일 열리는 OPEC 회의 결과에 더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유진투자증권은 ‘국제유가: 수에즈운하 이벤트 영향’ 보고서에서 “국제유가는 변동성이 축소된 안정적인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전 회의에서 OPEC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발적 감산을 중심으로 원유 수요회복 속도에 맞춰 공급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만큼 OPEC 회의 결과가 더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수에즈운하를 통과 중인 원유 수송 물량은 약 600만 b/d(배럴/1일)로 3월 글로벌 공급량의 5.9% 수준”이라면서 “현재 예상되는 복구 기간 2일을 가정할 시 원유 재고 변화는 1200만 배럴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원유재고 1000만 배럴 당 국제유가의 변화가 2달러/배럴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운하 영향으로 인한 유가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초대형급 유조선이 지나가기 어려워 에너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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