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없는 모기들… 가을에도 극성

조선일보 기자I 2008.10.15 10:09:24

덥고 비 적어 줄지 않아
살충제 매출 24% 증가

[조선일보 제공] 서울 상암동에 사는 주부 이효선(33)씨는 세 살배기 딸이 밤마다 모기에 물려 몸을 긁는 통에 모기 살충제를 다시 구입했다. 쌀쌀한 저녁 날씨에 곧 없어지겠지 싶던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때 아닌 '가을 모기'에 이씨처럼 살충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 9월 한 달간 이마트의 모기 살충제 매출은 전년에 비해 24% 증가했다.

실제 모기 수도 평년에 비해 증가했다. 1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9월 21~27일 모기 발생 밀도는 평년대비 2.2배였다.

질병매개곤충팀 이희일 연구사는 "이때쯤 모기 발생밀도가 줄어야 하는데, 올해는 가을 날씨가 덥고 비까지 적어 모기가 줄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뇌염모기 역시 평년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모기는 10월 중순~말 월동에 들어가지만, 날씨가 따뜻하면 알을 더 낳고 성장속도도 빨라져 성충이 되는 시간이 단축된다. 또 태풍 등 큰비가 오면 유충이 물에 쓸려나가지만, 비가 적으면 그럴 가능성도 줄어든다.

반면, 말라리아 모기는 평년에 비해 33%가 줄었다. 깨끗한 물에서 번식하는 말라리아 모기는 올해처럼 가물어 물이 더러워지면 잘 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을 모기는 활동력이 떨어져 비행 속도도 절반 이하(시속 5㎞)로 줄어드는 데다, 월동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기 때문에 몸 크기가 커져 눈에 잘 띈다.

보건당국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훈증방식의 모기 살충제는 모기의 접근을 막을 뿐 죽이지는 못하므로, 따뜻한 가을이 지속되는 한 모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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