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에이링크 경영권 향방을 결정지을 주주총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 이종은 디엔에이링크 대표이사가 회사를 둘러싼 오해에 대해 직접 입장표명에 나섰다. 최근 서울 강서구 디엔에이링크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 대표는 현재까지 진행된 회사의 국책사업 및 매출 현황 등을 공개하고, 중점 추진 중인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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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조심스럽긴 하지만 올해부터 적자 탈피를 예상하고 있다.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먼저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된 중요한 사업이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담당 사업본부의 ‘코로나 서베일런스’ 사업을 수주해서 지난해부터 계속해오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변이와 우세종, 새로운 변이 동향을 분석하고 검사하는 사업이다. 우리의 유전체분석업과도 잘 맞는 비즈니스다. 일주일 단위로 1000명씩 진행을 하고 있고, 해당 부문이 억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또 주주분들도 익히 아시는 K-DNA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되면 내년부터 9년간 진행될 예정이다. 여기서 내년부터 안정적인 매출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사업비 1조 수준에 달하는 사업이고, 절반에 달하는 5000억대가 우리가 포함된 유전체분석회사들 컨소시엄에게 지원된다. 컨소시엄에는 디엔에이링크와 또 다른 유전자분석 기업인 마크로젠이 중심이 되어 진행하고, 신생회사도 참여하고 있다.
우리 회사가 10년 전부터 해온 개인유전체분석 서비스 시장이 최근 들어 성장하기 시작하면서 관련 사업 기대감도 높다. 유전자분석 사업 중에서 고급기술 위주로 접근하려고 하고 있다.
기존에 하던 유골 DNA분석 사업도 지난해부터 매출이 잘 나오기 시작했다. 518위원회와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에서 유골 DNA 관련 사업을 수주한 상태다. 올해 관련 국가 예산이 배정된 게 30억대인데, 디엔에이링크 외에 다른 곳은 할 수가 없으니 독점인 사업이다.
글로벌 시장 쪽에서도 매출 효과를 내고 있다. 베트남 빈그룹 산하에 있는 빈맥병원에서 의뢰하고 있는 유전자검사 매출 부문만 지난해 기준으로 2억원대이고, 계속 매출 발생하고 있다.
이밖에도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운영 중인 헬스케어 빅데이터 사업체 ‘빅케어’와도 바이오유전체 데이터베이스 구축 논의를 진행 중이다. 올해 안에 구체화 될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진단키트 테마주로 급부상해서 폭등했던 주가가 많이 가라앉았다. 주가 하락에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높아졌고, 경영권 교체 시도도 이어지고 있는데
우선 디엔에이링크는 유전자 분석이 본업이고, 코로나19 시기에 진단키트 테마주가 됐던 게 본의는 아니었다. 다들 진단키트에 대한 핑크빛 전망을 쏟아내던 시기에 한 임원이 관련 사업을 추진해보겠다고, 자신이 있다고 나서기에 맡겨보게 됐다. 산업 전반에서 진단키트에 대한 기대가 높을 때고 연관성도 있어 해보는 게 맞겠다고 판단했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가 잘 아는 분야가 아닌데 시도한 것은 무리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다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과열됐고, 회사 차원에서는 부담이 없지는 않았다. 3만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비정상적일 수밖에 없었고, 이후의 하락세를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었다.
일반 소액주주분들께는 미안한 마음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주가 과열 시기에 주식을 매입해서 크게 손해를 보고 계신 분들이 있다. 디엔에이링크는 기본기가 탄탄한 회사다. 현재 본업에서 매출이 계속 나오고 있고, 신규 사업 수주도 잇따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주주분들이 입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회사를 계속 공격하는 일부 인사들 중에는 일반 주주분들과 달리 최근에 주식을 취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단순히 경영권 분쟁이 생긴 기업에 개입하기 위해 지분을 취득한 주주들에게는 필요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진단키트 사업 중단에 대해 소액주주 불만이 높았다. 소액주주연대 측은 경영진 교체 시 진단키트 등 회사 영업이익을 끌어올릴 사업만 중점 추진해 주가를 부양하겠다고 주장하는데
지금 진단키트 사업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아직도 그 사업으로 매출을 내겠다는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조 단위 매출을 내던 대형사들도 다 손실을 보고 있다. 디엔에이링크는 유전자분석업 관련 사업에 충실해야 한다.
그리고 디엔에이링크를 경영하겠다는 사람들 중 유전자분석업을 이해할 만한 사람이 없다. 지금 그 주주연대를 주도하는 주축에서 추천한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주식시장에 있었던 인사들이다. 복잡한 바이오 회사를 운영해 이익을 내기 힘들다. 바이오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 경영권을 가져가게 되면 소액주주가 희생되는 결과가 벌어질 수도 있다.
코로나19 시기에 진행한 유상증자 자금이 기존 목적대로 쓰이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은
유상증자 자금을 150억원에서 200억원 정도 진단키트에 쓰겠다고 했었는데, 정작 진단키트 사업이 사업성 하락국면으로 접어들면서 투자를 할 수가 없었다. 사업을 계속 추진해보기 위해 공장도 매입했지만, 여건이 녹록지 않았다.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으로 돈을 번 회사들은 전부터 본업으로 영위해와서 영업망과 파트너들이 있는 곳이었다. 기술 이해가 되면 금방 만들 것 같았던 우리 같은 후발주자들은 회사들은 아무리 투자를 해도 안 되겠다는 현실적 한계를 체감해서 멈췄다. 진단키트에 유상증자 자금을 썼으면 지금 다른 업체들처럼 손실을 크게 보고 있을 것이다.
대신 헛되이 쓰지 않았다. 유전자분석 기술 보강과 회사 재정을 보강할 수 있는 부동산 및 이익 창출이 가능한 자회사 지분을 얻는 데에 투자했다. 올해 새로운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고, 기존 기술에 혁신을 더하는 데에 투자금을 썼다. 바이오 업황이 극히 어려워진 속에서도 우리 회사가 올해부터 흑자전환을 기대해보는 것은 다 그 증자를 기반으로 진행한 투자 덕분이다.
엔터미디어, 국민비투멘 등 본업과 관계없는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우리 업종은 꿈과 희망만으로 버틸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지난해부터 투자를 못 받은 바이오 회사들이 매물로 쏟아지고 있다. 바이오업은 지속적인 투자금 확보가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벤처캐피탈 등이 투자해놓고 장기간 기다려줄 여건이 되지 않는다. 장기간 책임질 수 있는 투자사가 없다. 기본적으로 개별 회사들이 버틸 체력을 확보해둬야 살아남을 수 있고,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다.
선박회사와 엔터회사 지분을 가져온 것이 일견 이해 안 갈 수 있으나, 안정적인 현금 배당과 사옥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먼저 엔터미디어 지분 취득은 회사 사옥을 옮겨야 하는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결정한 부분이었다. 이화여대 산학협력관 계약이 종료되는 상황이었고, 고가의 유전자 분석 기계를 대량 보유한 우리는 적어도 1000평 되는 공간이 필요했다. 계속 발품을 팔아 사옥을 구하러 다니던 중 코로나19 시기에 경영이 어려워진 엔터미디어가 불가피하게 사옥을 팔고싶어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자금력이 많지 않은 우리가 엔터미디어 지분을 인수해 사옥을 보유하게 됐다. 경영자의 입장에서 회사를 위해 재정적 면에서도, 부동산 지분 가치 상승을 봐서라도 좋은 결정이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엔터미디어도 스크린 골프 사업과 노래방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회사에 이미 사옥으로 크게 보탬이 됐지만, 향후 재정적으로도 보탬이 될 부분이 없지 않다.
선박회사인 국민비투멘의 경우 이익도 많이 나고 견실한 곳이다. 올해부터 3억의 배당금을 받을 예정이다. 올해 예상 이익이 50억대인데, 그럼 내년에 우리가 받게 될 배당은 10억대 이상이다. 배당 이익으로 생기는 현금은 디엔에이링크의 재정 안정성을 높여줄 것이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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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성공하지 못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와 기술 제휴나 재정적으로 도움이 되는 곳들이라 초기에 투자하거나 지원금을 냈던 경우다. 먼저 엘엔씨바이오는 외국 시약수입 판매대리점을 운영 중인데, 외려 우리에게 돈을 벌어주는 회사다. 매출도 좋고 이익을 내고 있다.
오디세우스바이오(최현일 바이오랩)과 비피이뮨은 창의적인 신약개발 회사라 소액의 지분투자를 한 것이다. 피비이뮨테라퓨틱스의 경우 디엔에이링크와 면역항암제 개발을 함께 하려 한다. 오디세우스바이오의 경우 박테리아를 이용한 암 치료제 분야에서 좋은 파이프라인을 가지고 성과를 내고 있다. 병원균으로 알려진 살모넬라라는 균을 세균조작 작업을 통해 독성 유전자를 제거하고, 암을 죽일 수 있는 단백질 등을 넣어 암 조직으로 보낸다. 식약처 기준에 맞춰서 기반이 다져졌고, 올해 3-4분기에는 전임상을 갈 상황이다. 디엔에이링크와는 함께 할 일이 많은 회사다. 오에이치코리아, 이피세라의 경우에도 추후 성과를 기대하고 적은 투자를 해둔 상태다.
디엘파마는 아픈 손가락이다. 저희의 100% 자회사로 시작했는데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을 늘려가고 있다. 다만 신약 개발이 비용이 많이 드는 것이 부담이라 자금 지원을 끊은 지 1년이 넘는다. 그런데 일을 전담하던 대표가 자기가 해보겠다 해서 지분을 대부분 거기로 넘겼다. 회사가 잘 되기만 바라면서 필요한 조언을 하는 상황이다. 지분 정리 이후 우리는 40%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디엔에이링크앤랩은 내부 임원들이 새로 비즈니스를 해보겠다고 해서 초기에 일부 지원을 했는데, 수십억 벌겠다는 포부와 달리 실적을 내지 못했다.
디엔에이링크USA 사업부의 역할에 대해 의문을 갖는 주주들이 있다
미국에 실험실을 만들고 외부 인력을 채용했는데 투자 대비 성과가 크지 않았다. 고민 끝에 그 사업부를 축소해 영업사업부로 개편한 것이다. 미국 쪽에서도 유전자 분석업 관련 사업 수주를 하거나, 샘플을 주고받고 제휴를 늘리려면 영업사업부가 필요해서 축소 상태로 운영한다.
일방적으로 자금을 쏟고 있다는 오해가 있는데, USA 사업부는 오히려 연간 100만달러 가량의 매출을 끌어오는 곳이다. USA 사업부에 지원하는 자금은 현지 체재비 정도다. 실험실 유지비를 아끼기 위해 주거지와 실험실을 합쳐서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향후 주주들과 소통하기 위한 계획이 있나
기존에 회사에 IR을 전담하는 조직이 없었는데, 최근 창구를 마련했다. 주주와 소통을 많이 하지 못한 것이 오해를 쌓이게 만들었고, 안타깝다.
주주들과 소통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초창기부터 우리와 오래 함께하신 주주분들이 회사로 찾아오신다. 그럼 제 방에 앉아 한 두 시간 이상씩 이야기를 나눈다. 다른 주주분들과의 소통 기회도 대면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늘려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