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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조 스탠다임 합성연구소장은 17일 이데일리와 만나 “AI 팀과 실험실 연구원이 계속 만나 끊임없이 소통하는 AI 신약 개발사는 전 세계에서도 몇 곳 없을 것”이라며 “합성연구소에서는 독자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특허로 등록될 수 있는 새로운 분자구조를 설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스탠다임 합성연구소는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케미칼(285130) 본사 3층에 위치하고 있다. 129㎡ 규모 실험실 3곳으로 구성돼 있다. 스탠다임은 SK케미칼과 지난 2019년 7월부터 신약 후보물질 공동연구를 통해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전략적 투자(SI)계약을 체결했고, 11월 SK케미칼 본사 내 연구소를 설립했다.
스탠다임이 AI 개발자와 실험실 연구자들 간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최적의 데이터’를 골라내기 위해서다.
김 소장은 “방대한 논문과 특허를 스크리닝해 AI가 찾은 데이터 중에서는 버려야 할 것들이 상당하다. 특허 같은 경우 일부러 남들이 따라하지 못하도록 오탈자를 내 출원하는 경우도 있어 엉터리 정보가 많다”며 “실제 실험실에서 화학자와 AI 연구자들이 소통을 해야만 쓸모있는 데이터를 골라내는 일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탠다임 합성연구소 강점 중 하나는 화합물 합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디지털 화학 기업 ‘딥매터(Deepmatter)’로부터 도입한 소프트웨어와 센서를 통해 합성 과정에서 온도나 수소이온농도(pH), 약물 반응 여부 등을 패드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동시에 모든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저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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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임상시험을 위해 공장에서 대량 생산을 해야 하는 경우 특히 유리하다”며 “디지털로 실시간 기록이 되는 만큼 결과물에 대한 오차가 거의 없어 평소라면 세 달 걸릴 일도 일주일이면 생산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AI 기술 플랫폼은 스탠다임의 또 다른 경쟁력이다. 다른 회사들은 시도한 적 없는 새로운 타깃 단백질을 추천해주는 플랫폼 ‘애스크(ASK)’와 그에 맞는 새로운 화합물을 디자인해주는 플랫폼 ‘베스트(BEST)’가 대표적이다.
그는 “주요 고객사가 다국적 제약사다 보니 기존에 쓰던 약물이 아닌 퍼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초 신약)급 화합물을 원한다”며 “스탠다임 AI 기술은 특정 타깃이나 적응증에 국한되지 않은 신규 후보물질을 지속해서 창출할 역량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러한 플랫폼들을 활용해 최적의 신약 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시간을 7개월까지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전통적인 방식대로 라면 후보물질 1개를 발굴하는데 3~4년 가량 걸리고 비용도 연간 30억원씩 든다. 뿐만 아니라 임상에 돌입한 후보물질이 10개라면 그 중 하나만 품목허가를 받는 수준이라 성공 확률도 지극히 낮다”며 “스탠다임은 이러한 단계들을 AI 기술을 통해 효율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회사는 국내외 제약회사와 협업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미국과 유럽 빅파마를 포함해 SK케미칼 한미약품(128940) HK이노엔(195940) 삼진제약(005500)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자체 파이프라인 수도 보안상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동종 업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스탠다임은 올해 코스닥 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를 재추진한다. 지난해 7월 803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