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에 `걸어볼만한 가을길 5선`

김미경 기자I 2011.10.24 17:00:00

팔공산 올레길, 춘천 물레길 등 걷기종합세트
유유자적 걷다 보면 마음까지 풍성해질 듯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그 시절이 아니면 안되는 것들이 있다. 가장 `순도 높게`, 가장 `온전히`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절도 마찬가지다. 이번 단풍여행의 기회를 놓쳤다간 제법 긴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가볼만한 가을길 5선`을 발표했다. 팔공산 올레길, 변산 마실길, 강원도 양양, 메타세쿼이아 단풍길, 춘천 물레길 등 아날로그적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곳들만 모았다. `길`에는 다녀간 자들의 `사연`이 남는 법. 가을길을 걸으며 구체적으로다가 즐길 일만 남았다. 무언가 얻어야 한다는 강박 없이, 떠날 차례다.


 
▲팔공산 둘레길 8코스. 사진제공=대구시청
`풍경에 빠지다`, 팔공산 올레길
(대구광역시 동구)=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은 걷기 좋은 계절이다. 이 가을을 마음껏 누리고 싶다면 옛길과 오솔길, 농로, 마을길 등 걷기 종합 세트가 있는 대구 팔공산 올레길이 제격이다.
 
팔공산 올레길은 총 8개 코스로 왕복 5km(1시간30분 내외)에서 11km(3시간30분 내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마을의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져 있는 2코스 `한실골 가는 길`이 좋다.
 
신숭겸 장군이 태조 왕건으로 가장해 견훤과 싸운 공산전투의 현장이다. 역사에 대해 미리 공부해 가면 금상첨화. 가을날 팔공산 올레길은 유난히 붉다. 발그레 익어가는 사과 때문이다.
 
어느 길을 걸어도 제철 맞은 달콤한 사과 향이 사방에서 코끝을 간질인다. 걷는 도중 마을 주민들을 만나는 것도 올레길 걷기의 소박한 즐거움이다.

[당일코스] 불로동고분군→옻골마을→올레길4코스(평광초등학교→첨백당→평광지→모영재→첨백당)



`가을바다와 옛길`, 변산 마실길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변산반도국립공원이 있는 부안군은 수려한 자연을 따라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이곳에 새로운 명소가 생겼다.
 
▲변산 마실길은 바다를 따라 이어진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두 발로 변산반도를 기억케 하는 `변산 마실길`이다. 총 길이 66km인 변산 마실길은 4구간 8코스로 나뉜다.
 
1구간은 새만금전시관에서 격포항, 2구간은 격포항에서 모항갯벌체험장, 3구간은 모항갯벌체험장에 곰소염전, 4구간은 곰소염전에서 줄포자연생태공원으로 이어진다.
 
길은 국립공원 지역답게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만들어졌다. 바다를 따라 방치된 옛길을 되찾고, 숲에서 간벌된 나무를 가져와 길을 보수했다. 이런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은 덕에 이 길은 걷는 여행자들에게 손꼽는 길이 됐다. 부안영상테마파크, 곰소염전, 부안청자박물관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당일코스] 도보여행 : 새만금전시관 → 대항리 패총 → 송포 포구 → 사망마을 → 고사포 → 하섬전망대 → 격포자연관찰로 → 격포항(18km, 약 6시간20분 소요)


`영동-영서 잇는 고갯길`, 구룡령 길
▲구룡령 옛길.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강원도 양양군 서면 갈천리)=
양양은 여행의 3박자를 갖춘 고장이다. 깊은 숲길과 계곡, 바다, 맛과 체험이 어우러진다. 구룡령 길은 한가롭고 고즈넉해 가을이면 운치를 더한다.
 
최근에는 한계령이나 미시령을 주로 이용하지만 예전에는 구룡령이 영동, 영서를 잇는 주요 통로였다. 이 구불구불한 옛길에는 민초들의 지난한 삶이 담겨 있다.
 
구룡령 옛길은 문화재청이 명승 제29호로 지정한 문화재길이기도 하다. 울창한 소나무로 빽빽하게 채워진 숲길은 백두대간과 연결된다.
 
56번 국도를 따라 구룡령으로 향하는 길목은 송천 떡마을, 미천골 자연휴양림 등이 자리잡았다. 남대천 상류인 법수치에서는 양양의 깊은 계곡을, 남애항과 하조대에서는 양양의 푸른 바다와도 만날 수 있다. 축제도 풍성하다. 남대천 일대에서는 22~23일 연어축제, 29~30일 연어맨손잡이 행사가 펼쳐진다.

[당일코스] 송천 떡마을→구룡령 옛길→갈천약수→남애항→의상대


`가을과 호흡하다`, 메타세쿼이아 단풍길
(대전광역시 서구 장안길 353)=전남 담양이나 전북 순창쯤에서 자주 봤던 메타세쿼이아나무를 대전 지방에서도 볼 수 있다.
 
▲장태산휴양림 산책로.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대전 시내에서 장태산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은 외갓집을 나서는 것처럼 황금 들판도 지나고 저수지도 만난다.
 
마침내 닿는 고요한 숲. 가을을 맞아 메타세쿼이아나무들은 갈색 옷으로 갈아입었다. 하늘로 쭉쭉 뻗어올라간 메타세쿼이아는 연신 신선한 향기를 뿜어내 몸과 마음을 청명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다.
 
만남의 숲에서부터 산책길은 사방에 있다. 숲 속 집으로 향하든, 전망대로 향하든 그저 바람이 일러주는 대로 길을 따르면 된다. 산행을 좋아하는 여행객들은 형제바위나 안평산분기점까지 오르면 가을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일코스] ① 장태산휴양림→뿌리공원과 족보박물관→오월드→대청댐물문화관, ② 장태산휴양림→국립중앙과학관→대전교통문화센터→대전시민천문대


`유유자적` 물레길
(강원도 춘천시 송암동 일원)=낭만의 공간 춘천(春川). 최근 들어 낭만을 즐길 일이 더해졌다. 춘천 물레길이 생긴 것. 물안개 가득한 의암호 주위를 캐나디안 카누를 타고 돌아보는 색다른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춘천 물레길
송암 스포츠타운에서 시작해 붕어섬을 지나 중도로 이어지는 물레길 코스는 느리고 여유로운 카누의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한가롭게 노를 저으며 조용한 수면 위를 미끄러지다 보면 깊어가는 가을을 실감할 수 있을 것. 카누는 배우기도 쉬워 30분 정도 노젓는 법을 배우면 아이들도 쉽게 체험할 수 있다.
 
중도에 내려 캠핑도 할 수 있고 낚싯대를 드리울 수도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춘천애니메이션박물관에 들러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원리, 제작 과정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닭갈비와 막국수 등 춘천의 먹거리도 여행을 한층 즐겁게 해준다.

[1박2일코스] 첫째날 : 춘천물레길 카누체험→애니메이션박물관→명동 닭갈비골목→중앙시장, 둘째날 : 중도유원지→막국수체험박물관→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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