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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른 매각’ 롯데렌탈 다음 타자는 언제쯤?
롯데웰푸드 제빵 사업 부문은 수원·부산 및 충북 증평 공장 등이 속한다. 이중 증평 공장은 지난해 하반기 신라명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가격에 대한 이견 탓에 최종 매각이 불발됐다. 현재 롯데웰푸드는 제빵 공장 통매각 등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식음료(F&B) 기업 눈높이가 낮아졌다는 점은 매각 측에 악재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도 지난해 11월 지역 시행사와 운용사를 대상으로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으나 우협 선정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센텀시티점이 개발 당시부터 지구단위계획상 상업시설로만 인허가를 받아 용도 변경이 불가능한 탓이다. 지방 점포 매각을 통해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롯데쇼핑이지만, 매각이 쉽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사실상 센텀시티점의 매각은 중단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CD·ATM 사업부 매각도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2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벌여왔으나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해당 사업부의 상각적영업이익(EBITDA)를 기준으로 한 기업가치는 5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되지만, 해당 가격에 인수를 희망하는 원매자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동성 위기의 진원지인 롯데케미칼의 해외 계열사 매각도 쉽지 않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합성고무 생산법인인 롯데우베합성고무(LUSR)와 파키스탄 법인을 청산하고, 미국 롯데케미칼루이지애나(LCLA), 롯데케미칼인도네시아(LCI) 등을 추가 매각해 1조4000억원의 자금 조달을 예고했다. ‘자산 경량화’ 전략 하에서 사실상 모든 해외 법인이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지만 속도감있는 매각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IB업계 관계자는 “상품성있는 자산이 매물로 나와야 시장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뤄진다. 롯데렌탈의 경우 프리미엄 논란에도 빠르게 매각이 이뤄지지 않았나”라며 “현재 롯데가 매각하겠다는 사업 부문은 투자 매력이 큰 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시장에선 매각이 공식화된 매물보다도 다른 기업들의 매각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롯데그룹의 알짜 자산으로 꼽히는 롯데캐피탈과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하이마트(071840) 역시 롯데그룹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매각 가능성이 계속해서 나오는 중이다.
롯데캐피탈은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금융 계열사다. 2019년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과 함께 매각을 추진했으나 롯데캐피탈은 팔지 않고 계열사로 남겼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1조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실적 성장과 △리스 △기업여신 △개인신용대출 등 탄탄한 포트폴리오가 장점으로 꼽힌다.
롯데칠성이 영업소와 물류창고 등으로 활용 중인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 역시 롯데그룹이 보유한 ‘금싸라기 땅’ 중 하나다. 강남역과 교대역 사이 4만2312㎡(1만2799평) 규모의 부지로, 평당 3억원 이상의 호가를 적용할 경우 부지 가치만 4조원으로 추산된다. 롯데그룹은 매각보다는 자체 개발도 열어두겠다는 방침이지만, 자산재평가를 통해 매각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롯데그룹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음에도 매각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2년 롯데가 1조2480억원에 품은 롯데하이마트의 시가총액은 현재 17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또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이더라도 롯데 측이 당초 투입한 규모 이상으론 몸값을 책정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