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패널 제조업체들은 올해 2월까지 50인치 미만 TV 패널의 평균 가격 인상은 기존 대비 최소 1달러, 55인치는 2달러, 65인치는 2~3달러 각각 인상할 것으로 추정된다. “패널 제조업체들이 (TV 업체 등을 상대로 한) 가격 협상력을 회복해 올해 2분기 중으로 지난해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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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가격의 조기 인상은 공급 측면의 영향이 크다. 패널 생산에 필수적인 COP(Cyclo Olefin Polymer) 필름이 예기치 못한 일본 대지진 등으로 공급 부족에 직면한 게 대표적이다. 예컨대 COP 공급업체 ZEON의 도야마현 히미 공장과 후쿠이현 쓰루가 공장이 지진의 영향을 받았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패널 제조업체들의 월평균 가동률은 59.2% 수준에 그쳤다. 1분기 전체로 70%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설 연휴로 인해 조업 일수가 줄어드는 것도 공급 부족 요인이다.
수요 역시 늘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봄 시즌 신모델 출시, 스포츠 이벤트, 아마존 프라임데이 쇼핑 이벤트 등에 대비해 북미에서 패널 재고를 비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며 “이 때문에 1분기 TV 패널 구매량이 당초 예상보다 약 6.3%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최악 부진을 겪었던 TV 시장이 올해는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렌드포스 집계를 보면 지난해 전세계 TV 출하량은 1억9500만대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10년 만의 최소치다. 다만 올해는 0.3% 소폭 증가해 1억96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트렌드포스는 전망했다. 올해 1분기에는 1년 전보다 18.9% 급감한 4328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차츰 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의미다.
이같은 전망은 TV 사업이 전통적인 주력인 삼성과 LG의 실적과 직결돼 있다. 삼성전자 영상(VD)·가전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 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LG전자 HE사업본부 역시 7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TV 수요가 지난해보다 살아나고 패널 가격 인상분까지 반영한다면 수익성이 나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패널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위한 생산량 조절 전략을 이어갈 게 유력한 만큼 TV 시장도 수혜를 입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TV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과거보다 떨어졌다는 점은 삼성과 LG의 고민이다. TV 같은 가전제품 대신 여행 등 다른 소비를 늘리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트렌드포스는 “TV 브랜드들이 패널 가격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고사양 모델을 저가에 파는 추세는 올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