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리플 스테이블코인(RLUSD), '1경7천조원' 기업 재무관리 노린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이정훈 기자I 2026.09.13 12:22:25

Google 검색에서 이데일리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잭 맥도널드 리플 스테이블코인부문 수석부사장, 코인데스크 인터뷰
"RLUSD 유통량 이미 24억달러, 한달 만에 50% 이상 증가 중"
"결제 및 자본시장이 주 사용처, 스테이블코인 금융인프라 일부 진화"
"수요만 있다면 XRP렛저-이더리움 넘어 멀티체인으로 확장할 것"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리플(Ripple)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RLUSD의 다음 성장동력으로 기업 재무담당자와 최고재무책임자(CFO)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 고객군이 연간 약 13조달러(원화 약 1경7000조원) 규모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 활동을 블록체인 기반 결제·정산 인프라로 전환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있다고 보고 있다.

잭 맥도널드(가운데) 리플 스테이블코인부문 수석부사장
잭 맥도널드(가운데) 리플 스테이블코인부문 수석부사장
리플에서 스테이블코인 부문 수석부사장을 맡고 있는 잭 맥도널드는 1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큰 기회 가운데 하나로 리플 트레저리(Ripple Treasury) 사업을 꼽았다. 이는 리플이 지난해 재무관리 소프트웨어 업체인 지트레저리(GTreasury)를 10억달러에 인수하면서 구축한 기업 재무관리 사업이다.

이 플랫폼에는 약 1200곳의 기업 재무담당자와 CFO 고객이 있으며, 이들은 국경간 자금이체, 계열사 간 송금, 국내 결제 등을 수행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이 같은 전통 금융 거래를 온체인으로 옮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고객 기반은 지금까지 온체인에 들어와 있지 않았다”며 “이들이 연간 처리하는 거래 규모는 약 13조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기회의 규모는 정말 엄청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기회는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거래용 자산을 넘어 결제와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진화하면서 열리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유통 규모는 3000억달러를 넘어섰고, 각국 정부는 규제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은행과 결제업체, 핀테크 기업들도 관련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RLUSD는 출시된 지 약 2년밖에 되지 않아 테더의 USDT나 서클의 USDC 같은 기존 강자와는 아직 큰 격차가 있지만,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실제 토큰터미널(Token Terminal)에 따르면 RLUSD의 유통량은 24억달러로 늘어 최근 한 달 동안 50% 이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10억달러는 XRP Ledger에, 14억달러는 이더리움에 발행돼 있다.

다만 리플이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시가총액보다 실제 사용량이다. 맥도널드는 “우리에게 더 흥미로운 것은 유틸리티와 일일 활동량”이라고 말했다. 그는 RLUSD의 일일 활동량이 연초 약 2억달러에서 지난달 약 7억5000만달러로 3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RLUSD의 대표적인 활용 분야는 결제와 자본시장 두 가지다. 리플은 자사 결제사업에서 RLUSD를 주요 스테이블코인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현금 결제 구간, 거래 정산, 담보 제공 등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리플은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DBS 등과 함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와 대출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또 RLUSD는 리플이 히든로드(Hidden Road)를 인수해 구축한 기관용 프라임브로커리지 사업 리플 프라임(Ripple Prime)에서 담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전략은 RLUSD를 독립적인 상품으로 운영하기보다 스테이블코인과 커스터디, 거래, 결제, 프라임브로커리지를 하나의 금융 인프라로 결합하려는 리플의 큰 방향성을 반영한다. 맥도널드는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자산에서 금융 인프라의 일부로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유럽 역시 리플이 RLUSD 확대를 추진하는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다. 맥도널드는 먼저 EU의 가상자산시장규제법(MiCA)에 부합하는 이중 발행(dual-issuance) 구조를 통해 달러 연동 RLUSD를 유럽에서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무엇보다 먼저 RLUSD를 유럽에 제공하고 싶다”며 “이중 발행 승인을 받는 데 일정한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플은 이미 룩셈부르크에서 규제 인가를 확보했으며, 맥도널드는 이를 바탕으로 MiCA를 준수하는 스테이블코인과 결제, 커스터디, 거래사업을 더 넓게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는 다만 시장 수요가 여전히 유로 연동이나 신흥국 통화 기반 토큰보다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에 훨씬 더 집중돼 있다고 설명했다.

리플은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 프로젝트를 잇달아 추진하는 것도 온체인 화폐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 맥도널드는 토큰화 예금은 은행 내부나 컨소시엄 네트워크 안에서는 잘 작동할 수 있지만, 자금이 그 시스템 바깥으로 이동해야 할 때는 스테이블코인이 더 유용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 폐쇄형 정원(walled garden) 바깥으로 나가고 싶을 때, 바로 그때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해진다”고 말했다.

아울러 RLUSD는 기존 XRP렛저(XRP Ledger)와 이더리움을 넘어 다른 블록체인으로도 확장하고 있다. 맥도널드는 리플이 베이스(Base), 잉크(Ink), 옵티미즘(Optimism), 유니체인(Unichain) 등 여러 네트워크에서 지원을 추가했거나 승인을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체인에 무작정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우리는 수요가 있는 곳에 갈 것”이라며 “리테일 밈코인 체인을 쫓아다닐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