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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개막 2일차 로버트 포드 애보트 회장이 CES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그간 수많은 IT·전자업계의 주요 경영자들이 이 자리에 올랐지만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헬스케어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포드 애보트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기술은 의료를 디지털화, 분산화, 민주화하고 환자와 의사간 공유 언어를 만들어 준다”며 “새로운 소비자 중심 기술을 건강과 연결시켜 우리의 소망인 개인 맞춤형 헬스가 실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에 위치한 애보트 전시 부스에선 포드 회장이 기조연설을 통해 공개한 ‘링고’(Lingo)를 적극 소개했다. 링고는 혈당, 젖산, 케톤, 알코올 등 신체내 4가지 정보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센서다. 동그란 모양의 센서를 팔 뒤에 부착하면 측정해주는 방식이다. 과거엔 채혈을 통해 혈당을 측정했었지만 링고는 단순하게 원형 센서만 부착하면 된다.
현장에서 만난 애보트 관계자는 “아직 출시 일정 등은 우리도 알 수 없다”면서도 “링고는 일반인들이 보다 손쉽게 건강 관리를 사전에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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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보트 외에도 해외 헬스케어 기업들의 부스엔 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프랑스 업체 위딩스는 새로운 스마트 체중계 ‘바디 스캔’을 전시해 눈길을 모았다. 이 제품은 이번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다.
일반적인 체중계처럼 생긴 바디 스캔은 체세포 구성, 체중, 심박수, 혈관 연령 등을 모니터하고 신경 활동과 심작 박동까지 측정할 수 있다. 외관은 손잡이가 달린 강화유리가 특징으로 무게 센서 4개, 전극 14개 탑재됐고, 손잡이에도 4개 전극이 배치돼 심전도와 체성분을 분석해준다.
부스에서 만난 위딩스 관계자는 “바디 스캔은 발의 땀샘도 추적할 수 있고, 체중 측정에 있어서도 몸, 팔, 다리 등 부위를 판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프랑스 업체 다쏘시스템은 사람의 몸을 스캔해 ‘가상의 쌍둥이’를 만드는 기술을 시연했다. 다쏘시스템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뇌와 심장을 실시간으로 시연하는 증강현실을 연구하고 있다.
다쏘 시스템이 선보인 증강현실 기술은 먼저 방문객을 스캔해 가상의 이미지를 만든다. 이후 뇌 이미지가 질병 상태를 색상과 패턴으로 보여준다. 심장 부위도 동일한 과정을 진행한다. 심장 박동에 따라 화면도 심장 박동을 보여준다.
캐나다 헬스케어 업체 유카운트는 집에서 사용 가능한 바이오마커(단백질, 대사물질 등을 통해 체네 변화를 알 수 있는 지표) 테스트 기기를 선보였다. 총 16개 이상의 바이오마커를 사용할 수 있다. 요로감염증, 당뇨, 고혈압, 심혈관 질환, 임신 확률이 높은 시기 등을 다양하게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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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국내 기업 젠다 카디언은 사람과 접촉하지 않아도 되는 레이더 기기로 CES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용자가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심박수와 호흡수를 자동 측정한다.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제공해 만성 환자에게 효율적이다. 특히 급속히 악화될 수 있는 패혈증, 폐렴, 뇌졸중, 심장마비 등 질병을 초기에 포착할 수 있다.
유레카홀에 전시 부스를 잡은 뉴라이브는 외이의 미주신경을 전기와 소리로 자극해 퇴행성 뇌질환을 치료하는 헤드셋 모양의 헬스케어 기기 ‘소리클’을 전시했다. 하버드대학교랑 공동 연구를 진행한 소리클은 피부를 관통하지 않는 비침습 형태로 뉴라이브는 현재 식약처에 의료기기 허가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번 CES에선 이처럼 헬스케어 기술들이 대거 등장했고 특히 진단·측정 기기의 비중이 매우 높은 편이었다. 과거 CES에 비해 헬스케어 업체들의 참가 수도 눈에 띄게 늘어나는 등 앞으로 관련 기술과 업체들의 큰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고려대 이비인후과 교수이기도 한 송재준 뉴라이브 대표는 “이번이 4번째 CES 참석인데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이 점차 가속화되는 듯하다”며 “이번 CES에서 상징적이었던 건 애보트 회장의 기조연설 등장이었는데, 이제 헬스케어 산업은 더 큰 파도를 몰고 올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