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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고용에 美증시↓…월가 시선은 이제 물가로[월스트리트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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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9.05 05:4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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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신규고용 16.2만명…시장 예상 3배
9월 금리인상 확률 49%→58%로 상승
"노동시장 버텨…연준에 인플레가 더 큰 문제"
美2년물 금리 급등…내주 CPI·PPI가 분수령
반도체 선방했지만 테슬라·룰루레몬 급락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소식이 뉴욕증시에는 오히려 악재가 됐다. 8월 신규고용이 시장 예상치의 약 3배에 달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가 다시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월가는 이번 고용보고서가 금리인상을 확정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노동시장이 연준의 발목을 잡을 정도로 약하지 않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이제 시장의 시선은 다음 주 물가지표로 향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욕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71.86포인트(0.51%) 떨어진 5만3414.2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8% 하락한 7718.60을, 나스닥지수는 0.29% 내린 2만6506.99를 기록했다.

‘굿 뉴스가 배드 뉴스’…9월 인상 확률 58%

이날 시장을 뒤흔든 것은 개장 전 발표된 8월 고용보고서였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비농업 신규고용은 16만2000명 증가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만6000명의 약 3배에 달했다. 6월과 7월 신규고용도 합계 5만5000명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4.1%를 유지했다.

경제만 놓고 보면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강한 고용을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로 받아들였다.

라이언 디트릭 카슨그룹 수석시장전략가는 “노동시장이 지난달 멋지게 반등했고 노동시장 개선이 경제에 긍정적인 발전이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반대로 경제가 다소 뜨거운 상태를 이어가면서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도 조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반영하는 9월 0.2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은 전날 49.4%에서 이날 58.4%로 상승했다. 강한 경제가 증시에 호재가 아니라 금리인상 우려를 자극하는 이른바 ‘굿 뉴스 이즈 배드 뉴스’(good news is bad news) 장세가 다시 나타난 셈이다.

국채시장에서는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한 단기물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최대 8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 뛰며 2025년 1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가 상승폭을 줄여 4.37% 수준에서 거래됐다. 10년물 금리는 1bp 오른 4.78%, 30년물은 5.24%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2년물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털렛 프레본·WSJ)
미국 2년물 국채 금리 추이. (단위: %, 자료: 털렛 프레본·WSJ)
고용이 제거한 ‘장애물’…결국 물가가 결정

그렇다고 9월 금리인상이 결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오히려 이번 고용보고서가 시장에 던진 중요한 메시지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지 못하게 만들 정도로 노동시장이 약하지 않다는 데 있다.

브렛 켄웰 이토로 미국 투자분석가는 “투자자들이 노동시장을 어떻게 바라보든 연준은 현재 상황을 대체로 완전고용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번 보고서는 그런 판단을 강화할 것”이라며 “연준의 관점에서 노동시장은 버티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더 큰 문제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번 보고서에서 노동시장이 물가 압력을 추가로 키우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가 나온 것은 아니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고용은 강했지만 임금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크게 확대될 만한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다음 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금리 결정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엘런 젠트너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 수석경제전략가는 고용 서프라이즈가 금리인상 우려를 높이겠지만 최종 결과는 다음 주 물가지표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예상보다 낮게 나온다면 연준이 노동시장에서 나타난 잠재적인 인플레이션 신호를 크게 문제 삼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물가가 동결과 인상의 경계선에 걸칠 경우 강한 고용이 결정타가 될 수 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ISI 부회장은 다음 주 물가지표가 ‘동결과 인상의 경계’에 걸친다면 이번 고용 강세가 금리 결정을 인상 쪽으로 기울게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브래드퍼드 스미스 야누스헨더슨인베스터스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지난주 잭슨홀에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매파적인 모습을 보인 만큼 앞으로 나오는 지표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의 추가 진전이 확인되지 않는다면 연준에는 행동하려는 분명한 편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
반도체 선방…테슬라·룰루레몬 급락

증시의 하락폭이 제한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강한 고용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미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우려를 덜어줬기 때문이다.

업종별로는 반도체주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이날 시장 대비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반면 소프트웨어·서비스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마이크 딕슨 호라이즌인베스트먼츠 포트폴리오운용 책임자는 최근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업종이 서로 엇갈리는 시소 패턴을 보이고 있다며 “거의 매일 지속되는 모습이고 오늘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에서는 테슬라가 5.9% 급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 출시 행사 이후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사업성 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전날 상승분을 반납했다.

룰루레몬도 연간 매출과 이익 전망치를 2개 분기 연속 낮추면서 17.4% 급락했다. 어도비는 오랫동안 회사를 이끌어온 샨타누 나라옌 최고경영자(CEO)의 후임으로 아닐 차크라바티를 지명한 뒤 6.7% 떨어졌다.

주간 기준으로는 다우지수가 0.3% 하락했다. 반면 S&P500지수는 0.1%, 나스닥지수는 0.4% 상승해 이번주 전체로는 큰 폭의 위험회피 장세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국제유가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1% 오른 배럴당 91.41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 가격은 0.9% 하락한 온스당 4432.58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금융시장은 노동절 연휴로 오는 7일 휴장한다. 연휴를 마친 뒤 투자자들의 시선은 다시 물가로 향한다. 강한 고용으로 연준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여지는 커졌다. 이제 남은 질문은 물가가 연준에 실제로 금리를 올릴 이유까지 제공하느냐다.

테슬라 최근 5거래일간 주가 추이 (단위: 달러, 자료: CNBC)
테슬라 최근 5거래일간 주가 추이 (단위: 달러, 자료: 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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