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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브코프 차관은 인터뷰에서 현재 지정학적 갈등과 관련해 “위험이 확대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냉전이 절정에 달했을 때도 들어본 적이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다”면서 “서방, 특히 미국은 상식과 절제가 부족하며 ‘핵심 국가 안보 이익’을 방어하려는 러시아의 결의를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추가로 대인지뢰 등 7억2500만 달러(약 1조원) 상당의 군사 지원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의 공세가 강화되는 데다 내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서 이를 대비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랴브코프 차관은 이를 비판하듯 “군사적 긴장 고조의 위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되며 이 모든 것은 미국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다”면서 “무능력한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무한정으로 압박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렇게 되면)러시아가 더 강력한 군사적 수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 올 것”이라면서 “즉각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추세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는 (서방의)어떤 도발에도 대응할 것”이라면서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주장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랴브코프 차관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만에 끝내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측과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았다. 그는 “그들(트럼프 당선인 측)이 어떤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더라도 우리는 그것을 듣겠지만 우리의 국익을 희생하면서까지는 아닐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과 관련해 타협 가능성은 전혀 없다”면서 “양국의 입장이 양립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한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개암나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결정이 없었다면 우리 손에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냉전 종식의 토대를 마련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미국이 트럼프 집권 1기 시기인 2019년 탈퇴를 선언하면서 러시아가 새로운 탄도미사일 무기를 개발하게 됐다는 것이 랴브코프 차관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