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0년새 TSMC에 시총·영업익 밀렸다

김응열 기자I 2024.04.17 08:50:46

CEO스코어, 2013년 및 지난해 한국·대만 100대 기업 조사
시가총액·영업이익 모두 대만에 역전…TSMC 도약 영향
“삼성, 사법리스크 등에 발목 잡힐 때 TSMC는 정부 지원”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한국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시총 규모와 영업이익이 대만 100대 기업에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005930)와 TSMC의 시총·영업이익 성과가 엇갈린 영향이 컸다.

(사진=CEO스코어)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지난 2013년 이후 한국과 대만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과 실적 추이 등의 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2013년 말 828조6898억원에서 지난해 말 1565조4222억원으로 88.9% 늘었다. 같은 기간 대만 100대 기업의 시총은 540조9574억원에서 1649조8700억원으로 205% 급증했다.

영업이익 추이의 차이는 더 심했다. 한국 100대 기업의 경우 2013년 88조1950원에서 지난해 71조6491억원으로 18.8% 감소했다. 반면 대만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36조3947억원에서 86조960억원으로 136.6% 뛰었다.

매출액 규모는 한국이 대만보다 앞섰다. 한국 시총 100대 기업의 매출은 지난 10년 사이 1334조3724억원에서 1607조3577억원으로 272조9853억원(20.5%) 증가했다. 이 기간 대만은 681조6858억원에서 1111조1904억원으로 429조5046억원(63.0%) 늘었다. 금액은 한국이 우위지만 매출 증가율에선 대만이 더 높았다.

(사진=CEO스코어)
이 같은 역전 현상은 한국과 대만을 각각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TSMC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시총의 경우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468조6279억원을 기록한 반면 TSMC는 645조556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에는 삼성전자 시총이 202조947억원으로 당시 TSMC 시총 96조1509억원보다 많았지만 TSMC 시총의 성장이 가팔랐다. 이들 기업이 각국의 100대 기업 전체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각각 29.9%와 39.1%로, 대만 내 TSMC의 비중이 한국 내 삼성전자보다 9.2%포인트 높았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 2013년 삼성전자는 36조7850억원에서 지난해 6조5670억원으로 줄었다. 이와 달리 TSMC는 7조7238억원에서 38조6278억원으로 올랐다.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TSMC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올렸으나 2022년부터 TSMC의 수익이 더 많아졌고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산업의 성장세를 이끈 IT전기전자 업종 중 특히 반도체 부문에선 대만은 도약기인 반면 한국은 정체기에 머물렀다”며 “삼성전자는 사법리스크 증폭, 사업재편 지연 등으로 현상 유지에 머물렀지만 TSMC는 산업 트렌드 변화에 따른 전략적 대응과 정부 지원에 힘입어 급부상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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