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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전월보다 0.5%포인트 오른 83.7%를 기록했다. 이처럼 낙찰률이 낮은 수준인데도 낙찰가율이 오르는 건 ‘쏠림현상’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감정가가 시세보다 싸거나 호재가 뚜렷한 물건에 수요자들이 쏠려 낙찰 물건의 평균 가격이 높아지지만, 경매 시장 전체적으로는 유찰되는 물건이 더 많이 쌓이고 있는 것”이라며 “강남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물건은 경매로 낙찰받으면 실거주 의무가 없어 호가보다 더 높게 낙찰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강남 3구 등 주요 입지에 있는 물건은 대부분 1~2회차에서 소진된다”며 “그렇지 않은 곳들은 유찰이 반복되는 데다 신규 경매 물건까지 빠르게 늘어나면서 낙찰률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 및 고금리 장기화 영향으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속출하면서 주인을 찾지 못한 새 물건도 쏟아지는 것이다.
서울 내에서도 이러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월 대비 2.8% 포인트 하락한 34.9%를 기록했다. 반면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1.0%포인트 오른 87.2%를 기록했다.
서울의 이런 낙찰가율 상승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등 주요 입지 내 아파트가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 3구 낙찰가율은 올해 1월 95.8%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90%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달 낙찰률은 50%로 전국 평균 낙찰률을 상회했다.
일례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형은 경매로 나오자마자 21억800만원(낙찰가율 103.84%)에 낙찰돼 감정가를 추월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르엘 전용 77㎡형은 24억1999만원에 팔려 낙찰가율 95.65%를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이나 소규모 단지는 감정가를 밑도는 금액에 낙찰되고 있다. 지난달 서울 강서구 화곡동 풍원팰리스 전용 44㎡형은 1억3120만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가인 3억1600만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서울 노원구 상계 대림 전용 60㎡ 물건은 감정가 6억800만원의 72% 수준인 4억3587만원에 낙찰됐다.
이주현 선임연구위원은 “경매 참여자 대부분이 부동산 시황이 단기간 내에 살아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에 보수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가 내려가고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살아나기 전까지 경매 시장 양극화 현상은 앞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