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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까지 나선 '울산 땅투기 의혹'…김기현 "법·정치적 책임 묻겠다" 수사 의뢰

경계영 기자I 2023.02.26 14:21:26

김기현 계속되는 의혹에 '국수본 수사' 강수
"가짜뉴스 퍼나른 사람들, 당원이 심판할 것"
민주당 "특검 대상"…경쟁 당권주자 "뻔한 고소전"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후보가 26일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자신의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을 수사기관에 정식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당대표 경선에 이어 더불어민주당까지 공세가 이어지자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경쟁자인 다른 당대표 후보는 “정당한 검증”(천하람 당대표 후보)이고 “우리 당이 민주당 함정에 걸려선 안된다”(황교안 당대표 후보)며 역공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 KTX 역세권 땅 투기 의혹’을 수사기관에 정식 수사의뢰를 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의혹 제기에 김기현 “가짜뉴스”

김기현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단 하나도 제가 불법을 저지른 적이 없기에 억지로 문제 삼고 있는 울산 땅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오늘 의뢰하고자 한다”며 “저를 포함해 민주당 인사들, 우리 당내 인사들 가운데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철저하게 수사해달라”고 발표했다.

그는 “제 소유 울산 땅과 관련해 불법으로 도로계획을 바꾸도록 직권을 남용했다거나 불법으로 1800배의 시세 차익을 얻었다면 즉시 정계를 떠나겠다”며 “근거 없는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저와 우리 당의 명예를 실추시킨 무책임한 일부 정치인들에겐 수사 결과를 토대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정치적·법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 당대표 후보들을 겨냥해 “민주당 이중대 같아 보인다”며 “가짜뉴스를 마구잡이로 퍼나른 사람들은 당원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고 비판했다.

김 후보 측은 이르면 27일부터 실무작업을 진행해 1800배 시세 차익과 직권 남용으로 KTX 노선을 휘게 만들었다는 두 사안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김 후보는 “수사권한을 갖고 있는 국가수사본부에 의뢰할 예정”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당내 인사, 저 포함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기현 후보가 지난 23일 반박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이번에 수사 의뢰라는 강수를 들고 나온 이유는 다른 당대표 경쟁 후보뿐 아니라 민주당까지 김 후보에게 의혹을 집중 제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는 “우리 당원들이 그동안 가짜뉴스 때문에 잠시 흔들렸던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보면서 다신 이런 당내 분란 없애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이 현장에서 느껴진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김기현 의원 땅투기 및 토착ㆍ토건비리 의혹 진상조사 TF’의 ‘김기현, 거짓해명 중단하라’ 기자회견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운하·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을 각각 단장과 부단장으로 꾸려진 민주당 김기현 의원 땅투기 및 토착·토건비리 의혹 진상조사 TF는 이날 김 후보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의혹이 특검(특별검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교회 지인의 사업이 어려워져 매입해줬다고 해명했지만 지인인 김모씨가 1998년 1월31일 매입해 2월10일 소유권을 이전받은 지 하루 만인 2월11일 김 후보가 매입했다는 점 △김 후보가 당시 울산시 고문변호사로 내부 정보를 알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는 점 △부지 개발에 도움 되는 도로 노선은 휘어서 통과하고 개발에 좋지 않은 송전선로가 비켜간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천하람 “당 동지 수사 받으면 제가 변호”…황교안 “질문에 제대로 답 못해”

김 후보가 강공으로 나선 데 대해 국민의힘 당권 주자는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천하람 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황교안 후보의 문제 제기는 정당한 검증”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수사하면 억압·탄압이고 김기현 후보가 당 식구를 수사 의뢰하는 것은 정의인가, 김 후보 수사 의뢰로 우리 당 동지나 국민이 수사 받게 되면 제가 적극 변호하겠다”고 일갈했다.

안철수 V170 캠프의 이종철 대변인은 “국민적 의혹이 더 커지기만 하니 얼마나 다급한지 ‘허위사실 명예훼손 형사 고소’의 뻔하고도, 뻔뻔스러운 고소전(戰)을 들고 나왔다”며 “정말 불법을 저지른 게 없다면 다른 사람들을 고소할 게 아니라 공직자범죄수사처에 자신을 먼저 수사 의뢰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황교안 후보도 SNS에 “민주당은 공격 준비가 다 끝났는데 우리 당이 그 함정에 걸려들어가면 안된다”고 김 후보에게 사퇴를 거듭 요구했다. 황 후보 캠프 관계자는 “땅을 산 목적과 교회 지인의 정체, KTX 노선 후보에도 없던 김기현 후보 부지가 포함된 이유 등을 물었는데 여기에 대해 답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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