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가 올해 예기치 못한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고심을 키우고 있다. 올초부터 제어가 불가능한 외부 변수들이 잇따르면서, 유통업계에까지 유탄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상황이 장기화되면 최근 K브랜드 열풍으로 반등 중인 유통업계의 하반기 성장동력까지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
A사 관계자는 “최근 K뷰티 시장에선 어떤 기업이라도 비상 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 같은 대형 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의 경우 더 불확실성이 클 것이어서 업계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중동전쟁은 현재 글로벌 산업계 전반에 유화 소재 수급 차질을 빚으면서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수급 불안정 자체로도 문제인데, 이에 따른 전반적인 비용 상승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중저가 카테고리에서 영향력을 쌓아왔던 K뷰티 업계는 지난해 세웠던 경영전략을 일부 대체하거나 수정하는 식의 물밑작업들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움직임들은 K뷰티뿐만 아니라 패션 등 주요 소비재 업체들에게도 확산되고 있다.
|
이는 개인사업자인 특수고용직 화물기사들로 이뤄진 화물연대가 교섭 대상으로 BGF리테일을 지목하면서 이뤄진 사건이다. 사용자의 범위를 확장한 노란봉투법이 올해 본격 시행된 이후 편의점 업계에 영향을 준 첫 사례다. BGF로지스와 화물연대가 합의를 하긴 했지만, 이번 사례를 기점으로 노동문제에 있어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CU 외 타 편의점들은 이번 사태에 별 문제 없이 지나갔지만, 언제나 노동 관련 문제가 터질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며 “더욱이 이번 사태 이후 가맹점주 단체도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는터라 고심이 크다”고 했다.
백화점·면세업계에도 불안감이 감돈다. 매장 판매직원 대부분이 입점업체(협력사) 소속이지만,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는 원청으로 백화점과 면세점 본사를 지목한 상태다. 지난달 21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노조의 교섭 요구를 공고하며 사실상 교섭에 응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또 배달기사(배달라이더) 등 특수고용직 근로자들과 일을 하는 배달플랫폼 업계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소비위축 흐름도 유통업계에겐 악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9.2로 전월대비 7.8포인트 하락했다.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고환율 등의 영향인 만큼 결국 모든 변수들이 연계되는 셈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보다 높으면 소비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란 의미다. 이번 하락폭은 비상계엄이 발생했던 2024년 12월 이후 가장 크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비상계엄 여파로 극심한 내수부진을 겪었던 유통업계로선 한숨이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유통업계에선 대외 변수로 시장이나 사업이 흔들리는 상황을 자주 경험했다. 비상계엄, 고환율 장기화 등이다. 가까스로 바닥을 찍고 반등을 노렸던 2026년이지만 또 다른 변수들이 생기며 유통기업들의 손발을 묶어버린 모양새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면 올 하반기 유통업계의 성장동력도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동전쟁과 노동문제로 인해 기업들이 기존 사업계획을 수정해 보수적인 전략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동전쟁 여파에 따른 지원은 정부가 펀드 조성 등으로 진행해줄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을 키워갈 적기에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