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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번 케이스는 소비자와 업체 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한국소비자원의 분쟁조정으로 이어지게 됐는데요.
A씨는 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한 장의 청구서를 받았습니다. 장기렌터카 중도해지위약금을 묻는 청구서였습니다. 청구서에는 위약금 1283만 7900원과 미청구대여료 17만 1480원을 합산한 1300만 9380원이 적혀있었습니다.
A씨는 업체 측에 아버지의 사망 사실이 동차대여표준약관상 임차인의 귀책사유가 아닌 불가항적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약금 면제를 통한 계약해지를 요청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원은 중도해지위약금 규정을 무효로 봤습니다. 소비자원은 천재지변이나 전쟁 등 불가항력 사유에는 임차인의 사망도 포함된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책임을 돌릴 수 없는 사유로 인한 계약해지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해 무효라는 겁니다.
다만 소비자원은 20%의 중도해지위약음을 인정했습니다. 임차인의 사망이라는 예측할 수 없는 불가항력 사유로 해지될 수밖에 없는 손해의 위험을 업체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 역시 형평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입니다. 이에 따라 산정된 위약금 1283만 3790원 중 20%에 해당하는 256만 7580원으로 위약금을 제한하는 게 적정하다고 봤습니다.
결국 소비자원은 위약금 256만 7580원과 미청구대여료 17만 1480원을 합산한 273만 9060원을 업체가 A씨에게 청구할 권리가 있는 동시에, 보증금 752만 700원을 반화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이를 상계해 A씨에게 478만 164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정결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