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004150)는 최근 자회사인 한솔아트원제지(007190)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289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2009년 한솔제지가 인수한 한솔아트원제지는 누적된 채무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2010년부터 매년 130억~193억원씩을 지급하며 2010년 103억원, 2011년 668억원, 2012년 82억원씩 순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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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아트원제지 입장에서는 부채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였고, 한솔아트원제지의 지분을 63.51% 가지고 있는 한솔제지 역시 한솔아트원제지로 인한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었다.
이번에 한솔아트원제지에 지원되는 289억원은 일부 운영자금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채무 변제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4월에도 한솔아트원제지에 200억원을 같은 방식으로 지원한 적이 있었다. 이 돈으로 채무를 줄인 한솔아트원제지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3억원으로 흑자 전환되는 효과를 누렸다.
따라서 이번 289억원으로 부채를 더 줄이면 재무구조가 개선돼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것이 한솔그룹 측의 복안이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한솔아트원제지의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자금 지원 계획이 이미 세워져 있었고 그 계획에 따라 실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국내 제지 시장 자체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부채를 줄인다고 한솔아트원제지의 실적 개선이 가능하겠냐는 회의론도 나온다.
한국제지공업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제지 시장은 1990년 이후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공급 초과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제지업체들이 종이를 팔면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중국산 제지가 급증하면서 대외적인 환경 역시 좋지 못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자금 지원으로 한솔아트원제지의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보다 근본적인 원가절감 등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솔그룹은 지난 2월 오크밸리를 운영하는 한솔개발에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800억원을 지원, 한솔개발의 차입금을 약 300억원으로 감소시켰고, 이로 인해 한솔개발은 1분기 순이익이 36억원으로 흑자 전환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