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여성 노인의 우울 비율이 남성 노인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별한 여성 노인의 우울 비율은 거의 60%에 달했다.
1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가야대 외식조리영양학부 박경애 교수가 2016년∼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2,938명(남 1,279명, 여 1,659명)을 대상으로 우울과 건강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남녀노인의 우울에 따른 건강 관련 습관, 식습관 및 영양소 섭취량)이라는 제목으로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여성 노인의 우울 비율은 8.6%로, 남성 노인(3.7%)의 두 배 이상이었다. 특히 사별한 여성 노인의 우울 비율은 59.1%로, 기혼 여성 노인(35.6%)보다 20%P(포인트) 이상 높았다. 오히려 이혼하거나 결혼 경험이 없는 여성 노인의 우울 비율은 각각 5.2%ㆍ1.8%에 그쳤다.
우울한 노인은 남녀 모두 음식을 씹는 능력이 떨어졌다. 우울한 남성 노인은 공복혈당장애ㆍ당뇨병 유병률이, 우울한 여성 노인은 고중성지방혈증ㆍ빈혈 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영양소 섭취 측면에서도 노인의 우울은 불리하게 작용했다. 특히 우울한 여성 노인은 우울한 남성 노인보다 영양소 섭취량이 더 많이 부족했다. 우울한 남성 노인은 수분ㆍ단백질ㆍ리보플래빈(비타민 B2)ㆍ니아신(비타민 B군의 일종)ㆍ칼슘ㆍ나트륨ㆍ칼륨ㆍ철 섭취량이 적었다. 우울한 여성 노인은 열량ㆍ수분ㆍ단백질ㆍ지방ㆍ콜레스테롤ㆍ탄수화물ㆍ당류ㆍ식이섬유ㆍ티아민(비타민 B1)ㆍ리보플래빈ㆍ니아신ㆍ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ㆍ비타민 Cㆍ칼슘ㆍ나트륨ㆍ칼륨ㆍ철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한 여성 노인은 우울한 남성 노인보다 부족한 영양소가 8가지(열량ㆍ지방ㆍ콜레스테롤ㆍ탄수화물ㆍ당류ㆍ식이섬유ㆍ티아민ㆍ비타민 C)나 됐다.
티아민과 피리독신과 같은 비타민 보충이 기분 향상과 관련이 있다. 특히 여성에서 티아민 보충이 기분을 좋게 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우울은 노인의 삶의 질 수준을 결정하는 강력한 요인”이며 “우리나라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우울 비율이 높은 것은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가 있는 데다, 많은 여성 노인이 남성 노인보다 경제 수준이 낮고, 질병과 배우자 상실 등 노년기의 상황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