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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시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캐나다 및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면서다. 통상은 물론 비(非)무역 부문에서도 관세로 상대를 위협하는 ‘관세 무기화’를 활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재집권 이후 실제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처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에 따라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서 들어오는 제품에 이처럼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원유 등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에너지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이번 관세 부과 조치는 4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관세 부과가 면제되는 품목은 없다.
이들 나라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에도 ‘보편 관세’를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철강, 석유, 가스 등 부문별 추가 관세도 조만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사상 최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반도체가 주력 수출 품목인 한국도 비상 상황을 맞게 될 전망이다. 특히 멕시코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기아자동차, 포스코 등이 공장에서 상품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에서 단기적으로는 관세 부과 영향이 적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20년 저점 수준보다 낮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가 2년 연속 상승하면서 당시보다 높아질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제약·바이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내 증시에서 중장기적으로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벗어난 주도주를 찾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을 키우며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줬던 딥시크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딥시크 쇼크가 오히려 미국-중국 AI경쟁 격화와 투자 모멘텀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엔비디아와 오픈AI를 중심으로 형성된 AI 헤게모니 변화 과정에서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하나 AI 투자 사이클 종료 또는 버블 붕괴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는 실적 시즌도 이어진다. 3일 LG화학(051910), POSCO홀딩스(005490), 4일 하나금융지주(086790), 한미약품(128940), 5일 KB금융(105560), 우리금융지주(316140), 카카오뱅크(323410), SK텔레콤(017670), 삼성중공업(010140), 6일 HD현대중공업(329180), SK이노베이션(096770), 7일 NAVER(035420), 한화시스템(272210) 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지어 예정돼 있다. 이경민 연구원은 “실적 결과에 따른 주가 등락은 불가피하지만, 코스피 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경제 일정으로는 3일 미국 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5일 한국 1월 외환보유고, 미국 1월 ISM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6일 영란은행(BOE) 통화정책회의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