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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치에 발목 잡힌 대형마트 새벽배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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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26.03.30 05:50:03

2월 고위 당정협의 후 대형마트 새벽배송 추진
한달만에 여당 일각서 반대 목소리, 혼란만 가중
''시장 vs 마트'' 13년전에 묶여, 이젠 ''행동 전환'' 필요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참 답답하다. 이랬다저랬다 한다. 분명 ‘개선’하자고 입을 모았지만, 불과 한 달여 만에 ‘전면 재검토하라’고 한다.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할지 혼란스럽다. 쿠팡을 견제하겠다며 당정이 지난달 야심차게 추진한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규제완화 이야기다. 고위 당정협의 이후 한 달여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여러 ‘잡음’에 정치권 일각에선 ‘추진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잡음의 시작지는 소상공인 단체다. 대형마트에 새벽배송을 허용하면 소상공인 전체의 생존에 위협이 된다고 한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인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힘을 받은 소상공인 단체들의 주장은, 최근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전반에까지 확산된 모양새다. 여당은 올초 당정협의 때 분명한 입장을 전달해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막았으면 될일인데, 이제서야 반대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유통가와 정치권 일각에선 이 같은 혼란이 오는 6월 예정된 지방선거 영향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소상공인은 진보진영인 여당 입장에선 큰 지지기반이다. 무시하기 어렵다. 당장의 표심을 잡는게 정치권에서는 가장 우선일테다. 과거의 역사를 봐도 이같은 선거기간에 많은 것이 묻히고, 많은 것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른바 ‘정치의 늪’이다. ‘쿠팡 사태’가 트리거가 돼 13년 만에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개선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정치적 셈법에 또 발목 잡히는 건 상당히 아쉬운 대목이다.

국내 유통 생태계는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규제한 유통법산업발전법 개정안 시행 이후 13년여간 많은 것이 바뀌었다. 과거처럼 전통시장과 대형마트가 대립하는 구조가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간 싸움이 됐다. 하지만 정치권의 시각은 여전히 13년 전에 묶여있다. 현 시점에서 소상공인과 대형마트는 대립이 아닌, ‘협력 관계’가 충분히 될 수 있는 구조다. 이를 본인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계속 ‘갈등 구조’로 가져간다면, 이것은 정치권의 직무유기다.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우리 소비시장의 생태계 혁신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행동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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