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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환원제철 용지가 될 바다는 포항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영일대 해수욕장을 마주보고 있다. 아직까지 매립을 위한 첫 삽도 뜨지 않은 상태지만 향후 수소환원제철 시설이 들어온다면 기존 제철소의 시설들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철강의 원재료 등을 옮기기 쉽기 위해 제철소는 전통적으로 바다와 인접해 세워진다.
수소환원제철은 기존의 용광로 방식이 아닌 수소를 매개로 철강을 생산하는 공법이다. 2050년 ‘넷제로’(탄소배출 제로)를 위해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을 추진하고 있어 포항제철소에만 20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중이다. 이를 위해 포항제철소 앞 축구장 약 40여개 크기에 달하는 135만㎡ 규모의 해안을 매립해 용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 부지는 공유수면으로, 올해 초 정부가 부지 조성을 범정부 중점과제로 채택한 이후 공유수면을 관리하는 해수부가 환경성 등 영향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9월 해수부는 연안관리법에 따라 중앙연안관리심의회를 열어 매립을 승인했다. 해당 부지에 어선 등의 통항이 이뤄지지 않아 해상교통 영향 사전평가 등이 생략되는 등 행정절차는 11개월이 단축됐다.
이후 포스코는 매립 면허 발급을 신청하고, 매립실시계획 승인 절차를 거치면 본격적인 착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해수부는 매립실시계획이 승인되면 국토교통부에 이를 통보하고, 국토부는 다시 국가산단계획에 반영해 구체적인 산단 조성이 시작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강도형 장관은 현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강 장관은 “탈탄소라는 가치는 중요하지만, 대규모의 공유수면 매립이 필요한 만큼 지역사회와 어업인과 소통하고 지역 상생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달라고 포스코 측에게도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수소환원제철과 더불어 포스코는 바다를 통한 탈탄소 노력을 함께하고 있는 기업이기도 하다. 해수부는 탄소를 흡수하는 해조류를 가꾸는 ‘바다숲’ 조성사업을 기업들과 함께 하고 있다. 올해부터 해수부는 2027년까지 포스코, 현대차, 효성그룹과 함께 총 73억원을 들여 바다숲을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