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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코로나19 대응에 치이고 있는 일본 정부 내에서 한국 수출규제는 뒷전이 돼 가는 사이 한국은 일본 정부의 수출관리 조치를 계기로 첨단소재나 장치의 국산화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근거로는 한국무역협회의 플루오린화 수소(불화수소) 수입 통계를 들었다.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의 일본산 플루오린화 수소 수입량이 전년보다 75% 줄었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시작하기 전과 비교하면 90% 급감했다. 플루오린화 수소는 한국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다. 한국 반도체 업계는 순도가 높은 플루오린화 수소 대부분을 일본에서 수입해왔다.
하지만 수출규제 이후 한국 반도체업계의 일본산 플루오린화 수소 의존도가 급감했다. 수입량은 2019년 6월 3026톤에서 수출규제 시행 직후인 8월 0톤으로 줄었다. 같은 해 12월 수입을 재개한 이후 수입량이 793톤까지 늘었지만 수출규제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차이가 있다. 지난해 월평균 수입량은 400톤에 그쳤다.
대신 한국 기업들이 플루오린화 수소를 자체 생산했다. 삼성전자가 출자한 솔브레인은 일본산과 비슷한 수준의 초고순도 플루오린화 수소 생산을 시작했고, SK머터리얼즈도 반도체 생산공정에 사용하는 플루오린화 수소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한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생산공정에 국산 제품을 도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닛케이에 “익숙하게 써 오던 고성능 일본산 소재와 장비를 계속 사용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정부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타격은 일본 기업으로 돌아갔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특히 스텔라케미파와 모리타화학공업의 피해가 컸다. 한국 수출이 감소하면서 두 회사는 연간 60억엔(약 638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 스텔라케미파는 2019 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용 플루오린화 수소 출하량이 26% 줄었다. 모리타화학은 한국 이외 지역에 출하량을 늘려서 감소분을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플루오린화 수소와 함께 수출규제 대상이었던 포토레지스트와 불화폴리이미드 수입량은 감소하지 않았다. 두 소재는 일본 정부가 일찌감치 수출허가를 내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수출규제 이후 한국 정부는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서 일본 의존을 벗어나기 위해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2조2000억원 예산을 반도체 관련한 기업의 연구 개발비 보조에 배정했다. 첨단개발지역을 지정해 세제혜택을 주는 등 국내외 기업 유치도 진행한다. 실제 미국 듀퐁이 신공장을 건설하는 등 성과도 나오고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