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산 식재료를 넣어 만든 로컬푸드로 ‘자연나물죽’이 나와 눈길을 끈다. 강원도 정선의 곤드레, 인제의 부지깽이, 제주도의 취나물 등이 들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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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을 자던 꽃들도 이제 서서히 얼굴을 들 때입니다. 형형색색의 봄꽃이 봄이 왔음을 알리고, 향기 가득한 봄나물도 겨울철 잃었던 입맛을 돋우고 있는데요. 남녘으로부터 벌써 매화, 진달래 등의 개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달력은 벌써 3월의 중턱에 와 있습니다. 춘삼월이 가기 전 이달의 제철음식으로 주꾸미, 바지락, 꼬막, 소라, 도미 등의 해산물이 눈에 띱니다. 계절이 봄인 만큼 나물도 빼놓을 순 없겠죠. 쑥, 달래, 냉이, 취나물, 씀바귀 등의 봄나물이 3월 제철음식 메뉴로 뽑혔습니다. 여기에 새콤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딸기, 한라봉 같은 과일도 이름을 올렸네요.
제철음식은 보양식이자 쉽게 접할 수 있는데다 그 맛 또한 일품인지라 제철에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 최근엔 건강하게 맛있게 먹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욕구가 높아지면서 안전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한 외식업계는 신선함이 특징인 국내산 식재료를 주메뉴로 선보이는 등 로컬푸드를 지향하는 분위기인데요. ‘로컬푸드(local food)’란 흔히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농수산 상품을 지칭하지만 대개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지역 농수산물을 말합니다.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여 재료의 신선도는 높이고 중간 과정을 간소화해 농민과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 제주산 톳, 해초와 다진 멍게, 창란젓 등을 양념장을 넣고 비벼먹는 ‘제주 톳 멍게 비빔밥’ <사진=비비고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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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웰빙 죽 전문점인 ‘본죽’은 국내 특산물이자 눈길끄는 로컬푸드를 최근 신메뉴로 내놨습니다. ▶강원도 정선 ‘곤드레’ ▶강원도 인제 ‘부지깽이’ ▶제주도 ‘취나물’ 등 3가지 나물의 조화가 일품인 ‘자연나물죽’이 바로 그것입니다. 논이 적고 산이 많은 정선 지역의 해발 800~1000m 고지에서 자란 곤드레는 밭에서 자란 것에 비래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부지깽이란 원래 아궁이 따위에 불을 땔 때, 불을 헤집거나 끌어내거나 거두어 넣거나 하는 데 쓰는 막대기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여기서 부지깽이 나물은 쑥부쟁이를 부르는 울릉도의 방언입니다. 울릉도 명물로 불리는 부지깽이 나물은 소금물에 데친 쑥부쟁이를 다진 마늘, 참기름, 깨소금, 소금 등으로 무쳐 먹으면 진한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집니다. 전국 곳곳에 자생하는 취나물은 익히 들어 잘 알고 있는 봄나물이죠.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시작되는 제주도에서 난 취나물이 봄맛을 일깨웁니다.
지난달에는 경남 통영 굴을 넣은 ‘매생이굴죽’과 ‘버섯굴죽’을 2월의 죽으로 선정했던 가운데 통영 굴 토핑 서비스에 나서는 등 로컬푸드 마케팅을 적극 펴고 있습니다. 제철 맞은 굴이 들어간 죽들은 2월 한달 간 전월 대비 일 평균 1000그릇 이상 더 팔리며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 활 전복 돌솥밥과 유채 겉절이 반상 <사진=비비고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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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식 브랜드인 ‘비비고’도 로컬푸드 마케팅에 나섰습니다. 제주의 봄을 테마로 ▶활 전복 돌솥밥과 유채 겉절이 반상 ▶제주 돔베고기 차림상 ▶제주 톳 멍게 비빔밥 등 신메뉴 3종을 출시했는데요. 우선 활 전복 돌솥밥과 유채 겉절이 반상은 싱싱한 전복, 제주산 톳과 소라 등을 넣은 돌솥밥에 유채 겉절이를 얹어 먹으면 그야말로 봄이 느껴집니다. 돔베고기 차림상은 제주산 돼지고기를 담백하게 쪄내 도마 위에 올려낸 요리인데요. 제주도에서는 도마를 ‘돔베’라고 부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제주산 톳, 해초와 채소에 다진 멍게, 창란젓 등을 양념장을 넣고 비벼먹는 제주 톳 멍게 비빔밥 메뉴도 별미 중 하나죠.
최근 로컬푸드의 인기는 제빵업계에서도 절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빵 업체인 ‘파리바게뜨’도 지난 1월 선보인 마늘 바게뜨에 국산 마늘 생산량의 3.5%를 차지하는 귀한 토종 마늘인 의성 마늘을 사용했는데요. 이 제품은 출시 1개월 만에 2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로컬푸드의 인기를 실감케 했습니다.
싱싱한 제철 식재료의 밑바탕을 이루는 로컬푸드. 봄철 입맛을 살리면서 건강한 음식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웰빙시대를 살아가는 똑똑한 ‘날씨경영’이 아닐까 싶네요.
본 기사는 날씨 전문 뉴스매체 온케이웨더(www.onkweather.com)에서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