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中, 7월 소비·제조 지표도 ‘와르르’…디플레 현실화 우려↑

방성훈 기자I 2023.08.15 14:24:10

소매판매·산업생산 전망 하회…청년실업률 발표 중단
수출입·물가 이어 주요 경제지표 일제히 기대 밑돌아
인민銀, 단기정책금리 ‘깜짝’ 인하…유동성 지원 나서
컨트리가든 디폴트 우려까지…"추가 지원 서둘러야"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의 7월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 증가율이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면서 경기회복 둔화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다. 사상 최악이 예상됐던 청년실업률은 아예 발표를 중단했다.

중국 장쑤성의 항구 모습. (사진=AFP)


◇7월 소비·제조 지표도 ‘와르르’…청년실업률은 발표 중단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했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로,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망치(4.5%)를 크게 밑돈 것이다. 소비 유형별로는 상품 소비와 외식 소비가 각각 1.0%, 15.8% 늘었다.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내수 경기 가늠자 역할을 한다.

중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작년 상하이 봉쇄조치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4월 18.4%까지 치솟았다가 5월(12.7%) 이후 상승세가 꺾였으며, 6월(3.1%) 한자릿수로 떨어진 뒤 7월 더욱 둔화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경제가 7월에 더욱 둔화해 이미 위축된 성장에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여름 휴가 시즌에도 불구하고 소매판매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했다”고 진단했다.

7월 산업생산도 1년 전과 비교해 3.7% 늘었으나 전월(4.4%) 대비 상승세가 둔화했다. 로이터 전망치(4.4%)에 미치지 못했다. 산업생산은 공장, 광산, 공공시설의 총생산량을 측정하는 지표로 제조업 동향을 나타낸다. 이는 중국의 7월 수출이 전년 동월대비 9.2% 줄어든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를 반영하는 고정자산투자(1~7월 누적 기준)는 전년 동월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7월만 놓고 보면 전월대비 0.2% 감소해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동산개발투자가 8.5%, 주택판매액이 1.5% 각각 감소해 부동산 침체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7월 실업률은 5.3%로 전달(5.2%) 대비 소폭 상승했다. 16~24세 청년실업률을 따로 볼 수 있는 연령대별 실업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12월 16.7% 이후 매달 상승해 올해 6월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선 7월 더욱 높아져 역대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정책금리 ‘깜짝’ 인하…유동성 지원 나서

중국 경제 둔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8%로 0.1%포인트,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는 2.5%로 0.15%포인트 각각 내렸다. 역레포와 MLF 대출은 시중은행 등을 상대로 유동성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일종의 단기 정책금리 역할을 한다. 이번 조치로 총 6050억위안(약 111조원)의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두 금리 모두 불과 2개월 전에 인하한 바 있어 시장에선 동결을 예측했으나,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악화하자 전격 인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발표한 소매판매 및 산업생산뿐 아니라 앞서 공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각각 전년 동월대비 0.3%, 4.4% 하락해 2년 8개월 만에 동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근엔 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까지 더해져 디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이에 경기회복을 위한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는 것이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샤오지아 지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예상보다 큰 폭의 MLF 금리 인하는 중국이 경제성장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더 많은 양적완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시급함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향후 수개월 동안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에선 더 많은 자극이 필요하다며 추가 부양책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 이코노미스트는 “7월 중국의 모든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대부분이 정체되거나 거의 확장되지 않았다”며 “컨트리가든 등 부동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 정책적 지원을 서두르지 않으면 중국 경제가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