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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감시장치 최초 개발자가 세운 ‘비스토스’
2001년 비스토스를 설립한 이후정 대표는 아주대 전자공학 전공으로 석사까지 졸업한 엔지니어(기술자)다. 그는 1988년 메디슨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초음파 스캐너라 불린 디지털 접속 방식의 초음파 영상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이 장치는 굴지의 기업인 삼성도 당시 완성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메디슨은 이후 삼성이 인수했고 현재 삼성메디슨의 일부가 됐다.
이 대표는 1993년 메디슨 연구원들과 인터메드사를 창업했다. 회사의 연구실장으로서 태아심음측정기와 태아감시장치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5년 뒤인 1998년 인터메드가 폐업했다. 그는 이보다 앞선 1997년 메디슨과 세인전자의 합작법인인 바이오시스의 연구실장으로 부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메디슨부터 바이오시스까지 세 개의 의료기기회사에서 태아 및 산모용 장치 개발에 매진했다”며 “생체신호를 이용한 의료 분야에서 종합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를 키워보고 싶어 비스토스를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메드에서 근무할 당시 최초로 태아 관련 장치를 개발한 이력을 바탕으로 비스토스가 업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자신했다.
비스토스는 ‘생체 신호 토탈 솔루션’(BIo Siginal TOtal Solution)이란 영문의 일부 약자를 결합한 용어다. 회사는 분만감시장치 ‘BT-300’(2002년)와 태아심음측정기 ‘BT-200L 및 BT-200S’(2004년), 초음파혈류측정기 ‘BT-200V’(2007년) 등 태아 감시용 의료기기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품목허가를 국내 최초로 획득하며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 등 120여 개국 진출, 20여 종 제품 확보
현재 비스토스는 크게 △분만감시장치나 태아심음측정기 등 태아용 제품(4종) △인큐베이터 등 신생아용 제품(4종) △중앙감시장치 등 환자 감시용 제품(5종) △유축기 등 가정용 제품(3종) △의료용 헤드렘프 제품(1종) 등 크게 다섯 가지 분야에서 총 17종의 주요 제품군을 확보했다. 이런 제품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120여 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가 판매하는 최신 버전의 제품이 20여 종에 이른다”며 “단순히 기술력을 갖춘 제품을 다수 확보한 것이 아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초기 개발 버전을 다시 변경해 출시하는 과정에서 세계 각국의 신규 및 변경 관련 인허가 절차를 모두 경험했다”고 강조했다. 태아나 산모 관리용 의료기기 분야의 인허가 능력(노하우)을 갖춘 회사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스토스는 23종의 제품에 대해 유럽 내 품목허가 인증(CE)을 획득했으며, 13종의 제품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도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통한 비스토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먼저 매출은 2019년 약 116억원 →2020년 180억원→2021년 약 205억원을 올렸다. 같은 시기 영엽이익은 약 3억6000만원→2020년 14억→2021년 16억원으로 상승했다.
이 대표는 “2018년 개발완료한 환자감시장치가 국가별 허가를 획득해 출시됐다. 코로나19로 수요까지 늘면서 2020년 매출이 전년보다 50% 가량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 수혜가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해 역시 모든 제품의 꾸준한 판매 증가로 매출이 상승했다. 세계적으로 탄탄한 판매망과 파트너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딘 성장?...10월 코스닥 상장으로 변신 노린다”
비스토스는 오는 10월 18일 ‘스팩(SPAC)소멸’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 입성이 확정됐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생체신호 진단기기에서 치료기기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회사 측은 △신생아 집중 치료에 적합한 다기능 스마트 보육기 △스마트폰과 연동 가능한 태아심음측정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질환용 치료기 등 세 가지 사업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여 년 간 투자를 받지 않고 사업을 진행하며 회사의 성장이 다소 더뎠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술과 판매 등 두 마리 토기를 잡기 위한 내실을 그만큼 탄탄하게 다져 왔다”며 “제품군을 시대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하면서, 생체 신호 기반 ADHD 치료용 의료기기 등을 추가로 개발해 신성장 동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