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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모 초교 보건교사 "백신, 강요 아닌 선택...아이들 보호 차원"

박지혜 기자I 2021.12.08 09:12:18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 가운데 "강요 아닌 희망선택" 강조
알림장 쓴 교사 "학교 의견 아닌 개인 소견일 뿐"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청소년의 ‘방역 패스’를 두고 학부모 사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구의 한 초등학교 보건교사가 보낸 알림장 내용이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이른바 ‘맘카페’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구 A 초등학교의 알림장 내용이 퍼졌다.

해당 알림장은 A 학교 보건실에서 6학년 학부모들에게 보낸 것으로, “만 12~17세 청소년 백신 접종률이 낮아서 보건소에서 직접 학교로 찾아와서 아이들 백신을 접종한다고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어 “보건교사로서 학교에서의 우리 아이들 건강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간호사이자 보건교사로서 학부모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백신 접종은 절대 강요가 아닌 오직 어머니들 ‘희망 선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할지 말지는 오직 자녀와 어머니의 결정에 달려있다. 백신 접종 전 부작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시고, 자료도 찾아보시고 신중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글 아래에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약물인 코로나19 백신의 위험을 알린다”는 취지의 ‘의료인들 진실 폭로’ 영상 링크와 ‘초 6학년 화이자 접종 후 5일 만에 급성백혈병 진단’이라는 제목의 기사 등 백신접종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내용이 첨부돼 있다.

또 교육부가 지난 1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명의로 블로그에 올린 ‘안전한 등교 및 청소년 백신 접종 확대를 위한 대국민 호소’도 포함돼 있다. 해당 글에는 방역 패스를 반대하는 누리꾼의 항의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 백신패스 철회 촉구하는 학부모들이 보낸 근조화환이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림장을 발송한 A 학교 보건교사는 이날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아이들 보호 차원에서 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실수로 알림장으로 발송했다”며 “학교 의견이 아닌 개인 소견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 학교는 홈페이지를 통해 6학년 대상 ‘찾아가는 백신 접종 희망 조사’를 공지하며 “학교 단위 접종은 사실상 강요 아닌가?”라는 질문에 “접종을 희망하는 소아청소년에게 접종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또 “학교 단위 접종에 동의한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의 학사일정 및 지역 접종 여건 등을 고려해 실시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내년 2월부터 학원과 독서실 등에 가려면 백신 접종 증명서나 음성 확인서가 필요한데, 부작용 우려로 백신 접종을 원치 않는 학생들과 부모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10대 방역패스 적용이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반발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학부모연합은 전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신 접종은 학생과 학부모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라며 청소년에게 도입하는 방역 패스의 철회를 촉구했다.

단체는 “교육부가 준비 없이 전면등교를 시행해 아이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해 놓고도 백신 탓을 하면서 접종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정부는 “청소년 백신 접종이 공동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날 유 부총리는 온라인으로 간담회를 가진다. 학생과 학부모, 전문가들이 참여해 백신 접종 관련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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