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결국 미국의 등급은 강등됐고 이젠 `그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새로운 공식이 생겨났다. 가능성은 작지만 충분히 가능해진 위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해진 것. 자연스럽게 화살은 이미 재정취약국으로 낙인 찍힌 국가가 아닌 오히려 미국과 나란히 어깨를 견줄 만한 국가로 향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 독일이 그들이다.
◇ 프랑스, 잘나가던 미국과 가장 닮았다
요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만큼 마음고생을 하는 곳은 바로 프랑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프랑스는 이들의 `트리플A(AAA)` 등급도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홍역을 치르고 있다.
시장은 미국의 등급이 강등되자 곧바로 미국과 어깨를 견줄 만한 `트리플A` 등급 국가들의 리스트를 추렸고 캐나다와 노르웨이, 독일, 프랑스 중 가장 찜찜해 보인 곳이 프랑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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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영국이나 독일과 비교하면 프랑스의 긴축 행보는 상대적으로 적극적이지는 못했고 선진국 가운데서는 재정적자가 상당히 큰 편에 속한다. 여기에 S&P는 프랑스가 명확한 긴축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재정균형법을 놓고 여야가 충돌하는 모습은 미국과 흡사하다.
미국이 `트리플A`를 잃은 데엔 막대한 재정적자와 부채 자체만이 아니라 이를 해소할 제대로 된 긴축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은 것이 크게 작용한 것을 감안하면 프랑스가 다음 대상이 될 가능성은 더욱 농후해지는 셈이다. 프랑스는 오는 24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등이 내년 예산안을 포함한 새로운 긴축안에 대한 최종결정을 할 예정이라 프랑스를 둘러싼 소문은 당분간 무성할 가능성이 크다.
◇ 영국과 독일, 갈수록 커지는 균열들
프랑스에 온 관심이 집중되긴 했지만 비슷한 이유에서 영국과 독일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일찌감치 고강도 긴축을 추진해온 영국으로서는 억울할 법하지만, 지난해 경제 성장세가 이들 가운데서는 가장 미약한데다 프랑스와 함께 대외부채 비중은 오히려 미국보다 높다. 신평사들도 영국의 재정긴축이 느슨해질 가능성, 부진한 경제 성장세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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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규모나 파급력 면에서 `유럽의 미국`이라 할 만한 독일에서도 일부 불안이 감지되고 있다. 최근 국가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이 지난 2008년1월 이후 처음으로 영국을 앞지르기도 했다.
독일의 경우 재정이나 경제성장 면에서 보면 상대적으로 걱정이 덜하지만, 유로존의 재정취약국들에 대한 직간접적 구제가 지속되면서 어깨에 놓인 짐은 갈수록 무거워지고 있다는 점이 걸린다.
유럽중앙은행(ECB)을 중심으로 한 채권 매입에서도 독일 분데스방크의 분담 비중은 30%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