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수사당국이 수사관 교체 신청을 보다 폭넓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피 신청이 수용되지 않으면 당사자들의 불신이 더 깊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혹시 기피 신청을 했다고 불리한 결과를 내놓은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태연 태연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최근 의뢰인들의 권리 의식이 높아지면서 수사관 교체 요청을 선제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확연히 많아졌다”며 “반면 신청자가 교체 요구 사유를 뒷받침하는 상당 수준의 근거를 대지 못하면 수사관 교체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수사 결과가 나와도 이미 수사관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는 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수사관 기피신청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여기에 수사심의신청 건수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경찰의 수사 결과에도 불만이 많다는 뜻이다. 실제 최근 조사를 보면 경찰 수사에 대한 불신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14~16일 진행한 여론조사(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 대상)에서 응답자의 61%는 경찰에 대한 견제와 부실수사 방지를 위해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검찰개혁에 우호적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로 좁혀봐도 보완수사권 존치 여론이 우세했다.
|
실제 경찰의 유착 의혹이 불거진 장윤기 사건 이후 경찰의 부실수사로 피해를 봤던 피해자들의 증언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달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소위 ‘부산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김진주(가명) 씨는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나는 성범죄 피해자임을 알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가해자는 이미 제 곁에 돌아왔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피해자들도 “보완수사권이 사라지면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를 바로잡을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도 세간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 중이다. 지난 7일 ‘개정 형사소송법 후속 조치 TF’ 회의를 열고 내달 초부터 경찰관 배우자 및 존·비속 상피제(相避制)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기존 국가수사본부에서 운영하던 수사감찰을 인권감사관실로 이관·개편하는 등 객관성과 공정성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내부비리수사대를 출범키로 했다. 이외에도 검사의 요구·요청사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방안과 경찰수사 심의위원회 사회적 약자 소위 신설에 대한 세부 계획을 수립·시행과 변호인 대리신고제(신고자 익명)도 도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