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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튀르키예 원전 사업 예비제안서…성사 땐 30조원대 ‘대박’

김형욱 기자I 2023.01.31 09:34:58

정승일 사장, 현지 찾아 에너지부 장관에 직접 제출
'中·日도 포기' 사업성 확보 관건…이르면 내년 MOU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한국전력공사(015760)(한전)가 튀르키예(옛 터키) 정부에 현지 원자력발전소(원전) 4기 신규 건설 사업 참여를 위한 예비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달 튀르키예 측 요청에 따른 것이다. 본계약 성사 땐 30조원 이상의 한국형 원전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왼쪽)이 30일(현지시간) 파티흐 된메즈(Fatih Donmez) 튀르키예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에게 현지 원자력발전소 4기 건설 사업 추진을 위한 예비제안서를 전달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전)
31일 한전에 따르면 정승일 한전 사장은 30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찾아 파티흐 된메즈(Fatih Donmez)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을 만나 예비제안서를 전달했다. 이와 함께 사업 추진 절차와 위험요인 등 주요 사안을 논의했다.

중동 지역에 대한 한국형 원전 수출을 맡고 있는 공기업 한전은 튀르키예 원전 사업 참여에 공 들여 왔다. 튀르키예는 2010년 러시아 로사톰과 1200메가와트(㎿)급 원전 4기 건설 사업 계약을 맺고 2023~2026년 가동을 목표로 현재 건설을 진행 중이다. 터키는 추가 원전 건설을 위해 일본 미쓰비시(2013년)와 중국 기업(2015년)과 손잡았으나 각종 비용 증가와 지역 주민의 반대 여론으로 2020년 최종적으로 무산됐다. 튀르키예 정부는 그 이후로도 원전 추가 건설 의지를 굽히지 않았고, 원전 수출 의지가 강한 한전과 물밑 협의를 진행했다.

튀르키예는 결국 지난해 12월 한전에 예비제안서 제출을 요청했고, 한전도 2023~2027년 중장기 경영 목표에 이를 포함하며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또 이번 예비제안서를 전달을 계기로 공동 사업타당성 조사를 시행해 최적의 사업추진방안을 도출기로 했다. 한전은 제안서에 한전과 한국의 우수한 원전건설 역량과 튀르키예 현지의 원전 사업 구도, 건설 기간, 현지화 등 내용을 담았다.

한전과 튀르키예는 사업 타당성 조사에서 한국형 원전인 1400㎿급 APR1400를 염두에 두고 튀르키예 내 어느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원전을 짓고 운영해야 안전성과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따져볼 예정이다. 올해 타당성 조사 결과 이 사업 추진이 확정된다면 양측은 양해각서(MOU)를 맺고 이 사업을 본격화한다. 협의가 원활히 이뤄진다면 내년(2024년)엔 정부 간 협정(IGA)이 이뤄질 수 있다. 이 단계에 이르면 사실상 이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가 된다.

일본·중국이 앞서 추진한 원전 사업이 번번히 무산됐던 만큼 현 시점에서 이 사업의 성공을 장담할 순 없다. 그러나 해외 원전 건설 사업 규모가 통상 1기당 8조원이란 걸 고려하면 4기 수주 땐 32조원에 이르는 수출 성사 효과가 기대된다.

정 사장은 된메즈 장관에게 아랍에미리트(UAE)의 한국형 원전 4기 건설 사업이 성공리에 마무리되는 중이란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한국 APR1400은 국내외에서 10기가 안정적으로 건설·운영되며 그 기술력과 안정성을 입증했다”며 “최근 서방에 건설 중인 최신 원전 중에서 정해진 예산과 공사기간을 맞춰 고객 신뢰를 얻은 사업자는 한전뿐”이라고 밝혔다.

한국전력공사가 2009년 수주해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3호기 모습. (사진=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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