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 채권시장에서 일부 만기별 국채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주식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대신증권은 내년 1분기경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이러한 금리 역전 현상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향후 통화정책의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 투자자들이 사전 포지션을 구축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5일 보고서에서 “4일(현지시각)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2.7947%로 5년물 금리(2.7871%)를 상회하는 금리 역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금리 역전을 언급할 때 주로 활용되는 10년물과 2년물간 금리 스프레드나 10년물과 3개월간 금리 스프레드는 아직 역전을 나타나진 않으나 금리 역전이 심화될 경우 이들 구간 역시 역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공 연구원은 “대신증권은 당초 미국 국채시장에서 의미있는 만기 구간에서의 금리 역전이 내년 1분기경에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고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는 시점 역시 내년 1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면서도 “최근 일부 구간의 금리 역전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비둘기 발언(현 금리가 중립금리 바로 밑에 있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권 투자자들이 경기둔화와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기대에 단기물보다 장기물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졌단 분석이다.
다만 공 연구원은 “이러한 채권시장의 공격적인 포지션 구축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향후 통화정책 일정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확인하려는 공격적인 채권 투자자들의 행보를 반영했을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 시각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이 이뤄질 수 있는 전망은 유효하나 최근 단기간에 걸친 가파른 금리 하락과 역전은 12월 FOMC를 기점으로 다소 완화될 여지가 커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럴 경우 금리 역전으로 변동성이 크게 증폭된 여타 금융시장 역시 FOMC를 전후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단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