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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他)전공 수업 '급락제' 적용…서울대, 융·복합 인재 양성 승부수

유현욱 기자I 2017.04.29 11:57:10

A~F학점 대신 최소 성취도 여부로 성공·실패 나눠
이르면 2학기부터 전(全)학년·학과 대상 시행
학과 간 칸막이 없애 융·복합형 교육 촉진

서울대 전경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유현욱 김정현 기자] 이르면 오는 2학기부터 서울대 학생들은 전공이나 복수전공, 부전공이 아닌 ‘제3의 분야’ 전공 수업을 듣는 경우 합격·불합격만 따지는 ‘급락제’ 방식 평가를 받는다. 융·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학과 간 칸막이를 허무는 것으로, 국내 대학 중 이같은 실험에 나서는 것은 서울대가 처음이다.

29일 서울대에 따르면 본인 전공이 아닌 다른 전공을 듣는 학생들에게 일정 기준만 넘기면 학점을 부여하는 ‘타 학과(부) 전공 교과목 급락제 시범 운영안’이 최근 학사운영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A+(4.3점)에서 F(0점)까지 13개 등급으로 나뉜 학점을 받는 ‘등급제’ 대신, 최소 성취도 기준 충족 여부로 ‘S’(Successful·합격) 또는 ‘U’(Unsuccessful·불합격)로 ‘급락제’ 평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언어학과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이 3학점짜리 컴퓨터공학부 전공 과목을 수강해 일정 수준만 되면 ‘합격’ 판정을 받는 것이다. 졸업에 필요한 학점 수 계산에는 3학점이 포함되지만, 평균 평점(학점 평균) 계산에서는 제외된다.

서울대는 학부생 전원에게 9~15학점 한도 내에서 급락제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2017학년도 신입생을 포함해 전 학년에 공통 적용하는 것은 물론 의과대학·음과대학 등 전공에도 제한을 두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공별로 급락제를 적용할 수 있는 강의 3~4개를 개설하는 시험 운영 기간을 거친 뒤 점차 전체 강의로 확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전공생과 성적을 놓고 경쟁하는 부담을 덜게 됨에 따라 이전보다 깊이 있는 융합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아직 시도되지 않았지만 미국 대학 등에선 오래 전부터 전공 과목에 대한 급락제를 시행하고 있다”며 “학과 간 장벽이 높아서 학생들이 타 전공 수업을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조치로 융·복합형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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