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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독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의 CES 참여가 늘었다. 대기업인 SK바이오팜과 롯데헬스케어는 물론, K-스타트업 통합관 참여 기업 50여 곳 중 3분의1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일 정도였다. 알고케어도 이 중 하나였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는 CES에서 전시된 제품을 보고 “이거 롯데에서 하는 거랑 똑같은 거죠?”라는 관람객의 반응이 이어지자 급히 롯데헬스케어의 부스를 찾아갔다. 정 대표는 “롯데헬스케어는 알고케어의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낀 제품과 서비스로 부스를 열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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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케어는 2019년 11월 정 대표가 창업한 회사로 오는 3월 제품의 정식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알고케어 제품은 △헬스케어 인공지능(AI) ‘알고케어 AI’ △사물인터넷(IoT) 영양관리기기 ‘뉴트리션 엔진’ △4mm 초소형 영양제 ‘뉴트리션 보틀’ △실시간으로 건강 상태를 체크·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앱 ‘알고케어 앱’ 등으로 구성됐다. CES에서 올해까지 3년째 혁신상(Innovation Awards)을 받을 정도로 제품력도 인정받았다.
알고케어 측은 “롯데헬스케어 제품의 전체적인 콘셉트가 유사하다”며 “외관뿐 아니라 기능적인 면도 그렇다”고 주장했다. 특히 개별 카트리지로 조합해 공급하는 방식이라 법적인 문제가 없도록 한 게 핵심적인 아이디어인데 이를 베꼈다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법상으로 여러 건기식을 섞어 제조·판매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이런 방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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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헬스케어가 아이디어 도용 의혹에서 벗어나려면 관련 아이디어를 먼저 구상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롯데헬스케어는 관련 사업 기획을 2021년 5월부터 준비하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 될 수 있다.
정 대표는 해당 법 위반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고 공정거래법상 사업활동 방해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계획이다. 중기부도 공정위, 특허청 등 소관부처에 신고를 위한 법률 자문을 지원키로 했다.
다만 공정위의 판단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스타트업인 알고케어 입장에선 힘든 싸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알고케어 측은 이번 이슈로 인해 본업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 대표도 “이 일을 처리하느라 정작 업무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왜 많은 회사들이 아이디어·기술 탈취 피해를 입어도 싸우기를 포기하고 사업을 접었는지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대기업을 상대로 맞선 것에 대해 내심 통쾌해하며 응원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알고케어는 변호사 출신인 대표가 이끄는 곳이라 대기업을 상대로 이렇게 폭로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사실 대기업이 사업제휴와 투자 등을 미끼로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빼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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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 대표는 주변으로부터 응원을 받으면서 롯데와의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많은 분들이 좋은 선례를 만들어 달라고 응원을 해줘서 힘을 내고 있다”며 “10년간 연락이 끊겼던 초등학교 친구까지도 연락을 해서 힘내라고 해줘서 고맙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이런 시련이 우리팀, 한 팀의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좋은 면도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며 “지금 관심을 보내주시는 분들께 좋은 제품과 서비스로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지원 알고케어 대표 약력
△2011년 2월 서울대학교 법학과 졸업
△2014년 2월 서울대학교 로스쿨 졸업
△2014년 3월~2018년 3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2018년 8월~2019년 10월 디렉셔널 창업자·대표이사
△2019년 11월~현재 알고케어 창업자·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