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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대선' 비용 얼마나 드나? 선관위 1801억 실탄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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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오 기자I 2017.03.17 08:00:15
△선관위 직원들이 지난 13일 광주광역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개표 자동 분류기 등을 시험 가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정부가 올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대통령 선거 관리 예산으로 책정한 금액은 총 1801억원이다.

기획재정부는 한 해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전년 12월에 ‘예산 배정’ 계획을 정한다. 각 부처가 예산을 쓸 수 있는 권리를 분기별로 나눠 부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선관위 전체 예산이 100만원이라면 1분기(1~3월) 25만원, 2분기(4~6월) 25만원, 3분기(7~9월) 25만원, 4분기(10~12월) 25만원 등을 할당하는 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 없었다면 올해 대선은 12월 치러질 예정이었다. 대선 예산도 대부분 뒤쪽에 배정돼 있어야 맞는다.

하지만 선관위는 오는 5월 ‘장미 대선’을 위한 돈 쓸 준비를 일찌감치 마쳤다. ‘선견지명(先見之明·앞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었던 덕분이다.

비결은 ‘혹시 몰라서’다. 선관위 관계자는 “선거가 연말이면 보통 예산은 1분기에 최소 금액을 두고 뒤에 나머지를 배정한다”면서도 “혹시 몰라서 1분기에도 대선 예산을 조금 놔뒀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지난 1월에는 ‘당겨 배정’을 통해 대선 예산 1801억원 전체를 아예 1분기 몫으로 끌어왔다. 당겨 배정은 예산 배정 후 변동 상황이 발생해 지출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다. 예산 배정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당겨 배정은 담당 부처가 기재부에 요청하기만 하면 된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 장부나 투표용지 발급 장비, 용지 분류기 등 필수 장비는 미리 점검하지 않고 손 놓고 있으면 자칫 선거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면서 “작년 말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는 걸 보고 일찍 예산을 당겨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겨 배정’ 전(위)과 후(아래) 선관위의 대선 관리 예산 배정액 [단위:억원,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산 배정이 끝나면 각 부처는 이를 근거로 민간 업체 등과 지출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후 실제 돈은 기재부 국고국이 매달 자금을 배정해 집행해야 쓸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미 장비 점검 비용 등을 기재부에서 받아 차질없이 지출 중”이라고 했다.

배정해 놓고 못 쓴 예산은 나중에 집행하면 된다. 대선 예산 1801억원 중 1분기에 쓰고 남은 자금은 2분기에 집행하면 되는 것이다.

이번 19대 대선 예산은 앞선 2007년 대선(1457억원), 2012년 대선(1462억원) 때보다 300억원 이상 늘어났다. 역대 대선 중 최초로 사전투표를 시행하면서 관리 비용이 불어났기 때문이다.

정부가 대선에서 쓰는 돈은 선관위의 선거 관리 비용이 전부는 아니다. 정치자금법에 따라 선거를 치르는 각 정당에 주는 ‘선거 보조금’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후보자가 쓴 선거 비용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선거 보전금’도 있다.

이 중 선거 보조금은 법상 선거 후보자 등록 마감일 2일 안에 각 정당에 지급해야 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정당 보조금은 선거 보조금과 매년 각 당에 운영비 명목으로 400억원 규모로 지원하는 경상 보조금을 합쳐 약 840억원이 예산에 반영돼 있다”며 “선거 보조금도 조만간 당겨 배정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거 보전금의 경우 정부가 선거일 후 70일 안에 후보자 득표수에 비례해 지급한다. 득표수가 유효 투표수의 15% 이상이면 선거 비용 전액, 10% 이상~15% 미만이면 50%를 보전해 주는 식이다. 다만 이 돈의 경우 애초 대선이 12월로 잡혀있던 탓에 정부도 내년 선관위 예산에 반영해 집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기재부 예산실 관계자는 “조기 대선으로 인해 선거 보전금도 연내 집행해야 하므로 올해 편성한 예비비 3조원가량 중 일부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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