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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사흘 간 가자지구 공격을 멈추는 대가로 하마스가 인질 50명을 석방하는 방안을 카타르와 이스라엘, 미국이 논의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하면 이번 전쟁 발발 이후 가장 많은 인질이 풀려나게 된다. 협상 관계자는 교전 중지와 함께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여성·어린이를 석방하고 가지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하마스는 카타르에 정치 사무소를 둘 정도로 카타르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인연 때문에 카타르는 이번 전쟁에서 하마스를 대신해 이스라엘 측과 인질 협상에 나서고 있다. 협상 관계자는 하마스는 협상의 큰 틀을 받아들였지만 이스라엘은 세부 내용에 동의하지 않다고 했다. 그간 하마스는 5일 교전 중지를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은 3일 이상은 안 된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의 정보당국 소식통은 양측이 가자지구 특정 지역에선 교전을 멈추자는 데 뜻을 모았으나 광범위한 합의엔 이스라엘이 주저하고 있다면서도 지난 14일 협상에선 진전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대외적으로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이번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은 인질 전원 석방 없이는 하마스와 협상은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번 전쟁에 나서면서 하마스를 절멸하겠다는 목표를 내건 것도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이스라엘 전시내각 일원인 베니 간츠 국가통합당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질 석방을 위해 교전을 일시 중지한다고 해도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투와 전쟁을 (완전히) 중단할 순 없다”고 말했다.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도 이날 예비군 부대를 방문해 군사적 압력만이 인질 석방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무력 외에는 하마스를 이해시킬 방안이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 협상에 응하면서도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소탕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새벽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시파병원을 급습한 이스라엘군은 병원에서 하마스 작전본부 등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민간인 피해 우려에도 이스라엘군은 이 병원이 하마스의 작전 중심지일 수 있다며 공격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브렛 맥거크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과 만난 자리에서 알시파병원 공격은 하마스 통제하에서 병원을 해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