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은 12일(현지시간) 자사의 투자자 화상 대담에서 “연준 긴축 통화정책과 미국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내년에 적어도 일시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많은 이들의 예상을 밑돌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건들락은 지난 1971년 핌코를 창업해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로 키워낸 원조 채권왕 빌 그로스 이후 그 지위를 물려받은 신(新)채권왕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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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들락의 이날 발언은 연준 공격 긴축→미국 경기 침체→인플레이션 둔화→연준 정책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과 통화 긴축 누적 여파가 내년을 경기 침체의 해로 만들 것”이라며 “물가 상승률은 6개월 안에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연준은 올해 3월 이후 금리를 무려 375bp(1bp=0.01%포인트) 인상했다.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제로 수준 금리는 어느덧 3.75~4.00%까지 올라섰다.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50bp 또 올린다면, 4.25~4.50% 레벨에 이른다. 이런 이유로 최근 물가 지표는 조금씩 하락하는 기류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 중간값은 지난달(11월) 5.2%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5.2%) 이후 1년3개월 만의 최저치다.
건들락은 “올해는 연준이 금리 인상에 두려움을 느꼈다가 갑자기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린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장단기 금리 역전 등 잠재적인 불황을 나타내는 시그널들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최근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10년물 국채금리보다 높게는 80bp 이상 높은 상태다.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이같은 금리 역전은 7월 초부터 5개월 넘게 지속하고 있다.
건들락은 그러면서 “연준은 내년 중으로 피봇에 나설 수 있다”며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2~2.5% 사이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3.611%를 기록했다. 지금보다 150bp 안팎은 더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