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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개미만 피봤다…'트럼프 공략' 외국인 수익률 '최고'

김응태 기자I 2025.02.02 13:21:29

외인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수익률 6.9%
조선, 방산 등 트럼프 수혜주 매수로 수익권
화장품 등 수출주 담은 기관도 선방
트럼프發 여진에 2차전지 담은 개인 손실률↑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변동성이 커진 연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가장 우수한 투자 성적표를 받았다.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가 기대되는 조선·방산주를 적극 매수하며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수익률이 7%에 육박했다. 기관투자자는 수출 호조가 기대되는 화장품 등의 업종을 담으며 수익권에 진입했다.

이와 달리 개인투자자는 나 홀로 손실을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타격이 예상되는 2차전지, 자동차주를 매수한 게 패착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으로 국내 반도체주가 급락한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에 설치된 화면. (사진=연합뉴스)
2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달(1월2~31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평균수익률은 6.9%를 기록했다. 수익률은 종목별 평균매수가격(순매수 거래금액/순매수 거래량)과 지난달 31일 종가를 비교해 산출한 값이다.

외국인은 트럼프 수혜주를 매수하며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외국인 순매수 4위인 한화오션(042660)이 대표적이다. 외국인의 한화오션 평균매수가격 4만4375원과 지난달 31일 종가(5만7200원)를 비교하면 28.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를 바탕으로 미 해군 특수선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할 것이란 관측에 한화오션의 주가가 큰 폭 뛴 것으로 분석된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상선 부문은 순항하고 있는 가운데, 성장기 초입인 특수선은 앞으로 있을 가파른 실적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순매수 3위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수익률은 4.5%로 집계됐는데, 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 방위 분담금 인상을 주장하면서 무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 순매수 1위와 2위는 각각 SK하이닉스(000660)와 네이버(NAVER(035420))가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4.7%의 손실률을, 네이버는 3.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두 종목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선보인 저비용 인공지능(AI) 모델 ‘R1’이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는 소식에 희비가 엇갈렸다. 고성능 반도체칩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하드웨어 업체인 SK하이닉스는 주가가 급락한 반면, 소프트웨어 업체인 네이버는 저렴한 비용으로 AI 개발 기회가 될 것이란 판단이 제기되며 상승세를 시현했다.

기관투자자의 1월 순매수 상위 5개 종목 평균수익률은 4.8%로 집계돼 선방했다. 기관투자자는 수출 호조 기대감이 나오는 업종을 매수한 게 수익률 개선의 배경으로 꼽힌다. 기관의 순매수 1위인 두산에너빌리티(034020) 수익률은 10.3%로 집계됐는데,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가스터빈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순매수 4위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의 순익률은 7.7%, 5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수익률은 3.5%를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수출 확대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의약품 위탁생산개발(CDMO) 수주 증가가 호재로 작용했다.

이와 달리 개인투자자는 순매수 상위 5개 종목의 평균손익률이 -0.2%로 가장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순매수 4위인 삼성SDI(006400)의 손실률이 -3.7%로 가장 컸다. 배터리 출하량 감소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트럼프가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폐기하면서 보조금 폐지 전망에 수익률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맥락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 전망에 순매수 2위인 현대차는 수익률도 0.2%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반면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 삼성전자(005930)는 평균매수가격이 5만2116원으로 지난 31일 종가(5만2400원) 대비 0.5% 수익률을 나타냈다. ‘딥시크 쇼크’ 속에도 평균매수가격이 낮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순매수 5위인 유한양행(000100)은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의 신약 모멘텀을 기반으로 2.9%의 수익률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레이저티닙 유럽 출시에 따른 마일스톤이 올 상반기에 발생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임상 데이터로 레이저티닙의 가치가 상향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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