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자 노조원 B씨도 “이 소장은 보냈지만 지금부터가 중요할 듯합니다. 더 힘내서 대리점 먹어봅시다”라고 했다. A씨와 B씨는 이씨가 유서에서 자신을 괴롭힌 인물로 지목한 이들이다.
단체 대화방에 이 글이 올라온 것은 지난 7월 12일로 이 무렵 이씨는 실제로 CJ대한통운(000120)에 8월 31일까지만 대리점을 운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른 노조 대화방에선 이씨는 물론 이씨 부인과 이씨 편에 선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에 대한 욕설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 전국택배노조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씨에게 폭언·욕설 등을 한 내용이 없고, 대리점을 포기하라고 요구한 사실도 없었다고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택배노조는 A씨의 극단적 선택은 개인 채무 문제이고 대리점 포기를 요구한 것은 CJ대한통운 측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택배대리점연합회는 “이씨는 노조원들이 자신들만의 대화창에서 욕설을 하고 압박하는 대화를 나눈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씨가 유서에 노조원들을 지목해 적은 것은 직·간접적으로 자신을 압박한 것에 대한 원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씨는 지난달 30일 김포의 한 아파트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사망했다. 이씨는 유서에서 “처음 경험해 본 노조원들의 불법 태업과 쟁의권도 없는 그들의 쟁의 활동보다 더한 업무방해, 파업이 종료됐어도 더 강도 높은 노조 활동을 하겠다는 통보에 비노조원들과 버티는 하루하루는 지옥과 같았다”고 밝혔다.
이씨와 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택배 기사 18명 가운데 민노총 소속 12명은 지난 5월부터 대리점 수수료를 기존 10%에서 5%로 낮춰달라 요구하며 생수 묶음 등 부피가 크고 무거운 택배 배송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택배 기사들은 개인사업자로 택배 1건당 800원씩을 받고 이 중 대리점에 10~12% 가량의 수수료를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