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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행진과 집회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대규모 감염병 확산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서울시와 방역당국, 경찰은 집회 강행 시 사법처리도 서슴지 않겠다며 엄정 대응하겠다는 엄포를 놓았지만 조합원들은 집회를 강행했다.
◇“투쟁은 계속돼야” 게릴라 작전 속 집회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는 원래 이날 오후 2시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기로 예정됐다. 그러나 경찰이 집회를 차단하기 위해 오전부터 서울 도심에 59개소 검문소를 설치하고 여의대로부터 국회 앞을 봉쇄해 급하게 종로3가역으로 집결지 장소가 급하게 변경됐다.
오후 1시 23분, 장소가 바뀐 것을 연락받은 조합원들은 종로3가역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경찰이 도로 곳곳을 막아선 탓에 조합원들은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했다. 오후 1시 39분이 되자 수백명의 조합원들은 종로3가 역내를 메웠으며 종로3가 사거리 도로에서 대기하기 시작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경찰의 눈을 피해 안쪽 골목에서 상황을 지켜보기도 했다.
오후 1시 51분이 되자 조합원들은 종로3가 사거리로 뛰어들어 도로를 점거했다. 준비했던 플래카드를 꺼내 머리 위로 들고 ‘단결 투쟁’이라는 빨간색 머리띠를 두르기 시작했다. 플래카드에는 ‘가자 총파업으로!’라는 대구호 아래 ‘구조조정 중단하라!’, ‘비정규직 철폐하라!’ 등 요구사항이 적혀있었다.
경기도건설노조지부 한 조합원인 40대 김모씨는 “여느 다른 노동자들처럼 평등하게 인간답게 살고 싶다”며 “여기 계신 노동자 분들은 일반 노동자보다 훨씬 대우를 못받고 노동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공권력이 막더라도, 팬데믹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우리 이야기를 우리가 아니면 누가 하겠냐”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결의 의지를 밝혔다.
마트산업노동조합 A모씨는 “정부가 노동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줬면 좋겠다”며 “마트의 경우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직원들이 쫓겨나지 않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체 방역지침 있다더니…거리두기 ‘실종’
종로3가 사거리에서 시작된 행진은 종로2가 사거리 초입에서 멈췄다. 원래 광화문까지 이동하려했으나 경찰의 저지에 탑골공원 앞에서 ‘7·3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날 진행을 맡은 전종덕 민주노총 사무처장은 “우리는 코로나보다 죽는 것이 무섭고 코로나보다 해고가 더 무섭다”며 “살기 위해, 더이상 죽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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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당초 ‘자체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며 시위를 펼치겠다고 했지만 이날 거리두기는 사실상 실종 상태였다. 인도와 도로에서 조합원들이 행진을 하고 구호를 외치면서 뒤엉키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는 794명이었다.
이날 경찰과 조합원 간 무력충돌은 없었다. 집회 반대편 도로에서는 수백명의 경비경찰과 도로경찰이 투입돼 방패막을 들고 집회 현장을 막았다.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현재 이 집회는 감염병예방법, 도로교통법 위반,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를 위반한 사안”이라며 3차례의 즉각 해산조치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앞서 213개 부대를 동원해 도심과 한강 다리 등에서 임시 검문소 59곳을 3중으로 운영하는 등 경계를 강화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민주노총 불법 집회를 전담 수사하는 특수본을 꾸렸다. 서울시도 방역에 책임을 물어 고발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