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기자는 22일 오전 페이스북에 “YTN 라디오 인터뷰 불발이 진중권의 섭외 실패에 있다고 당사자가 스스로 밝혀줬다”며 “YTN 제작진이 사전 질문지에 굳이 진 교수를 언급했길래 이유가 궁금했는데 이제 알았다”고 전했다.
앞서 손 기자는 이날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 관련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으나 취소됐다고 알렸다.
그 이유에 대해 손 기자는 “‘월요일 출연 일정을 잡기 어렵다’는 제작진의 연락을 받았다”며 “표면적으로 내거는 사유는 주간 여론조사 발표 등 방송 스케줄이 빠듯하다는 것인데, 제 인터뷰 반론을 펴야 할 피해자 및 여성단체 측의 섭외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대방 쪽에 뭔가 복잡한 내부 사정이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밝혔다.
손 기자는 인터뷰 취소 관련 YTN을 비판하며, 피해자를 향해서도 “여기가 로도스니까 여기서 뛰세요. 법원이나 인권위(국가인권위원회)가 언제까지나 당신의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진 않을 거다”라고 했다.
손 기자가 언급한 ‘로도스’는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그리스의 한 허풍쟁이 5종 경기 선수가 “원정 갔던 로도스섬에서 놀랍게도 잘 뛰었는데, 로도스에 가면 내 모습을 본 사람이 증언해줄 것”이라고 으스댔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이 “여기가 로도스다. 여기서 뛰어보라”라고 한다.
진 전 교수는 손 기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그 섭외, 나한테 왔었다. 그거, 내가 거절한 거다. 왜? 공중파로 2차 가해를 하면 안되니까. 저질러서는 안될 범죄행위다”라고 맞받았다.
이어 “참, 먹고 사는 방식도 구리다. 야 그렇게 번 돈이 목으로 넘어가는가?”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 언론매체의 칼럼을 통해 손 기자에 대해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또 “그분들의 눈에는 ‘안 보고 비판할 수 있다’는 진중권의 언명이 결국 ‘안보고 (4월 사건 피해자를) 믿는다’는 우상 숭배와 다를 바 없는 것으로 비칠 거다”라고 했다.
박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청 출입기자였던 손 기자가 펴낸 ‘비극의 탄생’의 부제는 ‘50인의 증언으로 새롭게 밝히는 박원순 사건의 진상. “당사자 죽음으로 다 끝나버린 사건”… 그 금기와 성역에 도전하다’이다.
최근 출간된 이 책은 ‘박원순 성폭력 사건’에 대한 확실한 진상규명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책을 통해 별건 재판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이 인정됐다는 점이나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이 늦은 밤 메시지와 사진 등을 보낸 사실을 인정했음을 분명히 밝히면서도 ‘셀카 밀착’, ‘속옷 사진’ 등에 대해선 “증거가 없다”, “확인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진 전 교수는 이 책에 대해 맹비난해 왔다.
급기야 지난 주말 사이 두 사람은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노이즈마케팅 하려는 모양인데 그렇게 지저분하게 살지 마”,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 교수를 더 이상 토론 상대로 안 하려는 걸 엉뚱하게 저에게 푼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는 등 설전을 벌였다.
손 기자는 YTN 라디오 측의 사전 질문 중 ‘책을 쓴 동기’에 대해 “‘법원과 인권위에서도 박원순 성희롱 인정하지 않았냐’는 식으로 얘기하는 진 전 교수 같은 분들을 위한 설명서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진중권처럼 ‘극장의 우상’을 신봉하면서 박 시장을 파렴치한으로 간주하는 분위기도 용납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진 전 교수가 “똥을 똥이라고 말하기 위해 꼭 찍어서 먹어봐야 하나”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2005년 황우석 사건 때 저랑 같은 입장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렇게 되묻겠다. 황우석 사건 때 모두가 꿀이라고 했던 것을 진 전 교수는 왜 부득불 똥이라고 했나? PD수첩이 의심하고 검증하려는 시도를 인정한 것 아닌가?”라며 “그게 진 교수가 지향하는 진보인가?”라고 되물었다.